이현종 논설위원

‘다스는 누구 겁니까?’ 요즘 일부 진보 성향의 방송 진행자들이 말을 하다 뜬금없이 이런 질문을 던지거나,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피감기관장에게 갑자기 이런 질문을 던져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 SNS 공간에서 벌어지는 ‘해시태그(#) 운동’이 오프라인으로까지 번진 것이다. SNS에서 구절 앞에 해시태그(#) 기호를 붙여 동일한 해시태그를 붙인 용어의 검색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인데 국정농단 사태 때 ‘#그런데최순실은’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적폐 청산’ 운동이 여권과 지지자들 사이에 번지면서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은 씨가 대주주인 자동차 시트 제조업체인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를 밝히자는 운동이다. 이 전 대통령 아들 이시형 씨가 이 회사의 중국 4개 법인장을 맡으면서 실소유주 의혹이 다시 확산되는 상황이다. 지난 23일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국회 법사위의 국정감사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춘근 의원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갑자기 “다스가 누구 겁니까”라고 질문, 윤 지검장이 당황하면서도 폭소를 참지 못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미국에서도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 추문이 불거진 뒤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의 제안으로 성폭력을 고발하며 ‘미투(#MeToo)’ 캠페인이 시작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여배우들의 성폭력 피해 고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여배우 헤더 린드(34)가 ‘아버지 부시’인 조지 H W 부시(93) 전 대통령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4년 전 드라마 홍보를 위해 열렸던 행사에서 사진을 촬영하던 중 부시 전 대통령이 휠체어에 앉아 뒤에서 자신을 몸을 만졌다는 것이다. 파급력이 빠르고 영향력이 큰 SNS상에서 해시태그 운동은 단순한 폭로를 넘어 ‘어떻게 바꿀 것인가 (#HowIWillChange)’ 등과 같은 새 해시태그로 진화하고 있다. 심지어 남성들이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을 자백하는 ‘내가 그랬다 (#IDidThat)’ 캠페인도 시작됐고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사회의 고질적인 성추행 문화를 바꾼다는 차원에서 ‘#MeToo’ 운동은, 다분히 정치성을 띤 ‘#다스는누구겁니까’보단 훨씬 수준이 높아 보인다. 숨기고 싶은 이야기를 대중 앞에 공개하는 용기가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네티즌들은 진짜 ‘적폐’엔 관심이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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