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차 중국공산당대회가 끝나면서 한·중 관계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7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개천절 및 국군의날 리셉션에는 중국 측에서 차관보급 고위간부가 참석한다고 한다. 중국의 방한 단체관광객 모집도 다시 시작됐다. 중국 금융 당국이 56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연장한 데 이은 관계 개선 조치다. 문재인 정부도 그동안 미뤄뒀던 LG디스플레이, 삼성반도체 등의 대규모 대중 투자 계획을 승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가 수교 25주년이었음에도 한·중 관계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매우 불편했던 만큼 관계 정상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전화위복을 위해서는 냉철해야 한다. 원칙을 무시한 채 좋은 게 좋다는 식의 미봉은 안 된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외교가에서 나도는 ‘사드 배치에 대한 한국 양보설(說)’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문 대통령의 연내 중국 방문과 시진핑 주석의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방문’을 성사시키기 위해 정부가 뭐든 할 것이라는 소문이다. 중국 측이 시 주석 평창 방문 조건으로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의 전략적 핵심이익이 훼손됐음을 인정한다’는 표현의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문 정부는 사드 갈등 봉합에만 급급해 안보(安保) 원칙을 훼손하는 일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적지 않은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지만, 중국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고 한·중 관계의 ‘거품’을 빼는 기회도 됐다.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한·미 동맹 차원에서 이뤄진 최소한의 방어 조치인 만큼 양보해선 안 된다. 오히려 중국의 부당한 보복 조치로 한국 기업 등이 엄청난 피해를 본 것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해야 한다. 북핵이 해결되지 않는 한 제2, 제3의 사드 사태는 또 발생할 수 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중국에 한국의 결기와 의지를 분명히 각인시키는 ‘원칙 있는 관계 정상화’가 되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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