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가 26일 단행한 대북 조치는 2016년 2월 발효된 대북제재 강화법에 따른 3번째 제재다. 국무부는 ‘북한 인권 침해와 검열 보고서’를 발표했고, 재무부는 개인 7명과 기관 3곳을 추가 제재했다. 이번 제재의 특징은, 북한 내 노동교화소나 수용소 문제 등을 넘어 해외 노동자 송출과 관련, 이를 ‘노예노동’으로 규정하고 전면 봉쇄에 나섰다는 점이다. 노동상, 대외건설지도국, 선양총영사 등이 포함됐으며, ‘노예’ 표현도 여러 차례 동원됐다. 특히, 국무부는 “상당수 인권 유린이 북한 정권의 무기 프로그램 때문에 이뤄지고 있다”고 밝혀 ‘핵·미사일-인권 패키지 제재’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미 하원은 북한 여행 중 억류돼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이름을 딴 초강력 대북 제재안을 지난 24일 통과시켰다. 미국이 인권 문제를 중심으로 북한을 전방위 압박할 태세임을 보여준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북한 동포의 인권 문제를 사실상 외면하고 있다. 인권·노동 문제를 외치면서도 ‘헌법상 국민’인 북한 주민의 참혹한 인권 및 노동 실태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2005년 처음 발의된 이후 지난해 3월에 겨우 통과된 북한인권법이 사문화(死文化)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법 시행을 위한 핵심 장치인 북한인권재단이 이사진을 구성하지 못해 아직 출범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표류의 주원인은 현 여권의 비협조다.

북한 인권 문제에 한국이 앞장서야 한다. 첫째, 인류 보편의 가치다. 먼 나라의 인권 유린도 막으려 노력해야 하는데, 동포의 문제다. 동포의 고통을 방치하면서 인권과 적폐 청산을 외치는 것은 위선이다. 둘째, 북핵 문제와도 직결돼 있다. 북한은 인권 유린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핵을 개발하고, 핵을 개발하기 위해 인권이 더 악화하는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셋째, 김정은 정권의 약한 고리다. 자유와 번영은 최대의 비대칭 자산이다. 넷째, 주변 강대국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뚫고 자유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도 북 인권 개선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북한 주민의 마음을 얻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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