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왼쪽부터) 안동지식재산센터 컨설턴트, 이민주 방깐F&B 대표, 권승민 안동지식재산센터 행정연구원이 최근 방깐F&B의 생산 라인에서 냉압착 기술을 통해 생산한 제품을 들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은지(왼쪽부터) 안동지식재산센터 컨설턴트, 이민주 방깐F&B 대표, 권승민 안동지식재산센터 행정연구원이 최근 방깐F&B의 생산 라인에서 냉압착 기술을 통해 생산한 제품을 들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지식재산 기반 강소기업 양성… 발명진흥회 IP창업존

참기름·들기름 제조업체 방깐
CI·BI 개발후 상표출원부터
디자인 패키지까지 조언받아
지원 이후 年매출 1억→10억


“IP창업존 덕에 특허도 내고, 수익도 올리니 IP창업존이 ‘아이 참 좋은 존’ 같아요.”

경북 안동에서 참기름과 들기름 등 식용 기름 제조·판매업체인 ㈜방깐F&B를 운영하며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이민주(28) 대표는 안동지식재산센터에 대한 고마움을 이처럼 표현했다. 그가 지금의 유명세를 떨치며 놀라운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데에 안동지식재산센터의 도움이 컸기 때문이다.

1일 한국발명진흥회에 따르면 지역지식재산센터(www.ripc.org)는 지역의 중소기업을 지식재산 기반 강소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특허청과 지자체가 협력해 설치하고 한국발명진흥회가 관리·운영하는데, 현재 전국 24곳에 있다. 이 중 부산·인천·대구·광주·강원(원주)·충남(천안)·전북(전주)·제주·울산·경북(안동)의 전국 10개 지역에 IP창업존이 개소했다. 이 대표의 사업을 컨설팅한 안동지식재산센터는 지난 8월, 전국에서는 10번째로 IP창업존을 개소했다.

IP창업존은 예비 창업자들에게 창작교실과 특허연구실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지식재산 컨설팅에 주안점을 두고 창업 준비부터 사후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돕는 ‘예비 창업자들의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대표가 안동지식재산센터와 인연을 처음 맺은 것은 지난 2014년이다. 안동지식재산센터에서 먼저 이 대표에게 연락했다. 가능성 있는 창업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며 기술 창업 지원 사업을 홍보하던 중에 이 대표를 만나게 됐다. 당시 이 대표는 4대째 이어오던 전통 들기름 제조 방식인 냉압착 기술을 특허출원하고자 했는데 안동지식재산센터에서 도움을 줬다. 경북 IP창업존이 지난 8월 개소했으니, 방깐은 IP창업존 개소 전부터 진행해왔던 컨설팅 사업의 성공 사례 중 하나인 것이다.

안동지식재산센터는 우선 방깐이 가진 기술의 특허출원을 도왔다. 원료를 고온에서 볶은 후 압착하면 기름이 산패하기 쉬운 데 반해 냉압착으로 생산한 기름은 보존 기간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벤조피렌의 양도 5분의 1로 줄어든다.

이 대표가 고안한 냉압착 기술에 ‘초음파 진동 기술’이라는 타 분야 기술을 따와서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초음파 진동 기술은 냉압착의 단점인 낮은 추출량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컨설턴트가 컨설팅 과정 중 미용기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원래 원료를 고온에서 볶는 이유가 깨의 표피를 얇게 해서 추출량을 늘리기 위한 것인데, 초음파 기술을 이용하니 저온에서도 깨의 표피를 얇게 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냉풍 건조 기술’에 대한 특허출원도 준비하고 있다. 들기름 생산은 온도 조절이 맛과 향의 관건인데, 원료 세척 시 원료의 온도를 높이지 않기 위한 획기적 기술이다. 안동지식재산센터 IP창업존에서도 출원을 돕고 있으며, 사후 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원래 ‘e방앗간’이었던 브랜드 이름이 정감 있는 경상도 사투리인 ‘방깐’으로 바뀐 것도 컨설팅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안동지식재산센터는 CI·BI 개발 후 상표출원·병 패키지·디자인 패키지에 이르기까지 도움을 줬다. 컨설팅 후 연 매출은 1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껑충 뛰었고, 미국 애틀랜타 메가마트에 납품하는 등 해외 수출도 하고 있다.

이준석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은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창업 초기부터 성장까지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면서 “다른 창업 지원과의 차이점은 기존 기술의 한계를 혁신적으로 개선해 특허로 출원해주고, 브랜드·디자인 등과 연계 지원하며,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관리·협력 관계로 기업의 성장을 함께 이뤄간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
김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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