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자기 혼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느낀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우리가 왜 외로움을 겪는지를 알게 된다면 정신적·영적 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로 삼을 수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외로움은 자기 혼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느낀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우리가 왜 외로움을 겪는지를 알게 된다면 정신적·영적 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로 삼을 수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16) 외로움과 명상

외로울 수밖에 없는 사회 환경
‘나만 그런게 아니야’인식 필요

가슴 열게 하고 영적 세계 인도
자연·친절함의 소중함 알게 해

가슴에 부드럽게 손 얹고 위로
‘모두가 행복해지길’빌어보길


이번 회에서는 보편적 인간성에 대한 명상을 통해 외로움에 대한 이해와 치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외로움은 타자와의 단절감에서 비롯된다=외로움은 보통 타자들과의 연결감이나 소통의 결핍에서 비롯되는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감정입니다. 외로움의 정도는 주변에 사람이 얼마나 많고 적은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그들과 얼마만큼 정서적·정신적 연결감을 느끼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외로움의 감정은 부부나 가족과 같이 아주 친밀한 관계에서도 일어날 수 있으며 사회적 성공이나 성취 여부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입니다. 이처럼 외로움은 사회적으로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우리의 욕구만큼 실제 인간관계가 따라주지 않을 때 일어나기도 하지만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편적 인간성에 대한 짧은 명상=우리는 갈수록 외로울 수밖에 없는 사회적·문화적 환경에 노출돼 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외로움을 느낄 여유조차 없이 바쁘게 시간을 보내면서 살아가는 모순된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많은 이들은 외로움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 싫어서 애써 모임을 갖기도 하고 이런저런 활동과 약속들 속에서 자신을 정신없이 바쁘게 만듭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무의식 수준에서 우리는 여전히 외롭습니다.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세 번 한 뒤 외로움은 인간이면 누구나 경험하는 타고난 운명과도 같은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사실을 인식해 봅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 말해 봅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야, 누구나 힘들 때면 이렇게 느끼곤 해.”

외로움을 겪는 사람들은 남들은 다 행복한데 자기만 외롭다고 오해합니다. 고독사와 같이 외로움으로 인해 일어나는 사회적인 사건들도 알고 보면 외로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외로움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태도, 반응행동이 문제입니다. 누구든지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 자기 혼자만이 아니라 세상의 많은 사람이 자기처럼 똑같이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그 순간 그는 아주 다른 체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우리가 외로움을 겪는 진짜 이유를 알게 된다면 우리는 이것을 디딤돌로 삼아 정신적·영적 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외로움과 친구 하기=슬픔이나 우울의 감정과 연결된 외로움은 삶에서 오는 다른 여러 가지 고통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가슴을 열게 하고 우리를 에고 너머의 영적 세계로 인도하는 일종의 인생 안내자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외로움이 우리로 하여금 좀 더 진실하고 겸손한 눈으로 우리 자신과 타자들, 그리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진짜 소중한 인연들과의 새로운 만남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그래서 우리가 평소에 갈망하는 것들이 얼마나 대수롭지 않은 존재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동시에 우리가 외면했던 자연, 친절함, 소소한 인간적인 정겨움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해 줍니다. 따라서 외로움은 결코 우리가 외면하고 회피해야 하는 두려운 감정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 주며 생존의 치열함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인생의 쉼터를 제공하는 친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자기연민 브레이크=자기연민 브레이크는 우리가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에 직면했을 때 언제든지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수행방법입니다. 가끔 혼자만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 냉장고 문을 일없이 여닫거나 전화번호를 뒤적이면서 수다 떨 사람을 찾는 자신을 발견하거나, 또는 예상치 못한 배신감과 서운함으로 외로움이 엄습할 때,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외로움과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①눈을 감고 심호흡을 몇 번 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이것이 외로움의 순간이구나’라고 말해 줍니다. ②그러고는 가슴에 두 손을 얹고 손바닥의 따뜻한 기운을 느끼며, 그 따뜻함이 가슴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상상해 봅니다. ③이번에는 지금 이 순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외로움을 겪고 있을 주변·세상 사람들을 떠올려 봅니다. 여러분이 살고 있는 도시, 대한민국, 아시아, 지구 전체로 인식을 점차 확장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여러분과 똑같이 외로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상상해 봅니다. ④다시 주의를 자신에게로 가지고 와서 ‘외로움은 삶의 일부다’ ‘나만 외로운 것이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외롭다’ 등의 말을 자신에게 들려줍니다. ⑤그러고 나서 여러분 자신과 그들을 향해 선한 마음을 보내 봅니다. ‘저들과 내가 외로움으로부터 편안하기를’ ‘저들과 내가 행복하기를’ ⑥자신의 몸에서 외로움이 특별히 강하게 느껴지는 부위를 발견한다면 그곳을 따스한 손길로 부드럽게 어루만져 줍니다. ⑦계속해서 ‘외롭구나, 내가 너와 함께할게, 사랑해, 내가 돌봐 줄게…’ 등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⑧외로움의 감정이 그곳에서 사라지기를 바라지 않고 그냥 그곳에 머물러 있는 것을 허용해 줍니다. 마치 아픈 아이를 안아주는 엄마의 손길처럼 위로와 돌봄으로 외로움과 함께 머물러 봅니다.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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