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청와대 국민신문고에서는 ‘문화 예술 체육 쪽 암표 관련 법을 만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시작됐습니다. 불과 나흘 만에 8000명 넘는 사람이 이 청원에 참여했죠.
암표는 예나 지금이나 극성입니다. 각종 연말 행사를 앞둔 요즘은 더 떠들썩한데요. 지난달 24, 25일에는 각각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팬미팅, 엑소의 콘서트 티켓이 판매 시작 직후 전석 매진되며 ‘티켓 대란’이 일어났죠.
이런 티켓 전쟁이 젊은이들만의 경쟁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최근에는 한 친구가 “부모님이 너무 보고 싶어하신다”며 이미 동이 난 나훈아 콘서트 티켓 구매를 문의했는데요. “부정 청탁 소지가 있어서 추가 티켓 구매를 물어볼 수도 없다”는 대답에 머쓱해 하던 이 친구는 “암표도 구하기 어렵네”라고 말끝을 흐렸습니다.
친구의 이 말은 “암표라도 있으면 사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워낙 인기가 높은 공연이라 암표조차 구하기 어려우니, 만약 살 수만 있다면 기꺼이 웃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의미죠.
여기서 궁금증이 생깁니다. 표를 구할 수 없어 암표를 사겠다는 것인데, 정작 암표상은 과연 어떻게 표를 구했을까요? 표 관리가 허술하던 과거에는 무더기로 표를 빼돌린 후 암표로 돌리곤 했지만, 요즘은 사실상 이런 거래는 불가능합니다.
근래 들어 암표상들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하는데요. 이는 키보드나 마우스로 수차례 클릭해야 하는 과정을 단박에 수행하는 프로그램이죠. 아무리 속도 빠른 인터넷을 사용하는 손빠른 네티즌도 이 프로그램을 당할 재간은 없습니다.
지난해 8월에는 한 암표상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그룹 샤이니 콘서트 티켓 320장을 매집해 팔다가 적발됐죠. 이 암표상은 어떻게 됐을까요? 매크로 프로그램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처벌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상에서는 암표 외에 아예 매크로 프로그램이 거래되기도 하죠.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할 줄 아는 제 지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돈을 주고서라도 암표를 사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시간=돈’이라고 판단하는 이들은 긴 줄을 기다리며 시간을 투자하는 것보다 조금 더 비싼 암표를 구입해 얻는 만족감이 더 큰 것 아닐까?”
자본주의 논리로 따진다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게다가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은 아직 불법이 아니니까요.(지난 3월 이와 관련된 법률안 개정을 위한 발의가 있었습니다.) 자기 논리로 똘똘 뭉친 이 친구에게 딱 이 한마디를 해주었습니다. “너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니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돈도 실력이야’라고 당당히 외치는 거다, 친구야.”
realyong@munhwa.com
암표는 예나 지금이나 극성입니다. 각종 연말 행사를 앞둔 요즘은 더 떠들썩한데요. 지난달 24, 25일에는 각각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팬미팅, 엑소의 콘서트 티켓이 판매 시작 직후 전석 매진되며 ‘티켓 대란’이 일어났죠.
이런 티켓 전쟁이 젊은이들만의 경쟁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최근에는 한 친구가 “부모님이 너무 보고 싶어하신다”며 이미 동이 난 나훈아 콘서트 티켓 구매를 문의했는데요. “부정 청탁 소지가 있어서 추가 티켓 구매를 물어볼 수도 없다”는 대답에 머쓱해 하던 이 친구는 “암표도 구하기 어렵네”라고 말끝을 흐렸습니다.
친구의 이 말은 “암표라도 있으면 사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워낙 인기가 높은 공연이라 암표조차 구하기 어려우니, 만약 살 수만 있다면 기꺼이 웃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의미죠.
여기서 궁금증이 생깁니다. 표를 구할 수 없어 암표를 사겠다는 것인데, 정작 암표상은 과연 어떻게 표를 구했을까요? 표 관리가 허술하던 과거에는 무더기로 표를 빼돌린 후 암표로 돌리곤 했지만, 요즘은 사실상 이런 거래는 불가능합니다.
근래 들어 암표상들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하는데요. 이는 키보드나 마우스로 수차례 클릭해야 하는 과정을 단박에 수행하는 프로그램이죠. 아무리 속도 빠른 인터넷을 사용하는 손빠른 네티즌도 이 프로그램을 당할 재간은 없습니다.
지난해 8월에는 한 암표상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그룹 샤이니 콘서트 티켓 320장을 매집해 팔다가 적발됐죠. 이 암표상은 어떻게 됐을까요? 매크로 프로그램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처벌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상에서는 암표 외에 아예 매크로 프로그램이 거래되기도 하죠.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할 줄 아는 제 지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돈을 주고서라도 암표를 사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시간=돈’이라고 판단하는 이들은 긴 줄을 기다리며 시간을 투자하는 것보다 조금 더 비싼 암표를 구입해 얻는 만족감이 더 큰 것 아닐까?”
자본주의 논리로 따진다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게다가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은 아직 불법이 아니니까요.(지난 3월 이와 관련된 법률안 개정을 위한 발의가 있었습니다.) 자기 논리로 똘똘 뭉친 이 친구에게 딱 이 한마디를 해주었습니다. “너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니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돈도 실력이야’라고 당당히 외치는 거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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