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정권 비리의혹 시리즈 폭로
과거와의 전쟁에 미래 실종돼

대립·분열 향해가는 대한민국
적폐청산 동력 미래로 전환을

대한민국 주체는 나 아닌 우리
촛불시민 아닌 국민 전체 봐야


문재인 정부 들어 대대적인 적폐청산이 진행 중이다. 대부분의 중앙정부 부처에 적폐청산위원회가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과거와의 전쟁이 진행되는 와중에 미래는 실종됐다. 전(前) 정권과 전전(前前) 정권 비리 의혹이 시리즈로 폭로되고, 전전전(前前前) 정권의 범죄 혐의가 다시 들춰지면서 사회는 이전투구의 장, 살벌한 전쟁터가 되고 있다.

무너진 나라와 국격을 다시 일으켜 세운 국민은 그 분투에 대한 보상을 받기는커녕 우려 속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과거와의 전쟁을 벌이는 무한 반복 행위를 어찌할 것인가. 북핵 위협이 목전의 현실로 닥치고 세계는 미래를 선점하려는 전쟁을 벌이는 현실에서 대한민국만 무한 후퇴를 반복할 수는 없다는 목소리, “이제는 미래를 이야기해야 한다”는 자각이 높아져 가고 있다. 이에 문화일보는 창간 26주년을 맞아 ‘미래를 이야기하자’를 주제로 장달중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와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교수를 초청해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과 마주해야 할 미래를 함께 고민했다.

두 학자는 청와대와 여권이 벌이고 있는 적폐청산 드라이브와 야당의 맞대응으로 한국 사회가 극심한 대립과 분열로 향해 가고 있다면서 미래를 열기 위한 협치의 정신,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장 교수는 “과거지향적인 적폐청산이 미래로 가는 발목을 잡고 있다”며 “현재는 곧 미래를 향한 디딤돌이어야 하는데 과거에만 올인하느라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마치 ‘때려잡기’가 우리의 정치·사회를 지배하는 ‘룰’로 정착돼 버린 상황”이라며 “적폐청산의 동력을 어떻게 미래로 돌릴 것인가를 고민하는 전략도, 전략가도 없다”고 탄식했다. 박 교수는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통합을 이루자, 협치를 하자 등의 사회적 공감대가 있었지만 막상 새 정부가 출범한 후 다 실종됐다”면서 “정치·사회적인 치매 상태”라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경제에 대해서도 “이 정부의 많은 정책 방향이 ‘공장법 시대’로 회귀했다”고 우려를 표한 뒤 “정부가 낡은 시스템과 규제를 폐지하면 시장은 새로운 걸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이 과거의 늪에서 빠져나와 미래를 창안해가기 위한 해법으로 장 교수는 “대통령부터 여야 정치권, 국민에 이르기까지 ‘주체’가 나 혼자가 아닌 ‘복수(複數)’라는 걸 인정하고 토론하며 타협을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특히 “대통령은 당선 이후엔 ‘촛불시민’만 보는 게 아니라 국민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면서 “반대 진영을 포용하고 협치와 통합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분열을 극복하고 사회 전반에 만연한 잘못된 시스템과 관행, 문화를 고쳐야 한다”며 “적폐청산은 구조개혁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어 “청와대와 여당이 먼저 야당을 포용해야 한다”면서 “다당제 기반을 구축하고 협치를 제도화하는 개헌을 이루는 것 또한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중요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
허민

허민 전임기자

문화일보 / 전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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