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 우려의 목소리

“문제에 대한 분석·개선 필요”
“어떻게 화해할지도 고민해야”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내세워 과거 일에만 몰입하면서 미래를 위한 비전과 정책은 사라지고, 혼란과 사회분열만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문제점에 대한 분석과 개선 대신, 단순히 상대방을 제거하기 위한 적폐청산은 정권 교체 후 또 다른 적폐를 낳을 뿐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10년 전 한국과 10년 후 한국을 비교하는 차원에서 개혁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고 지금 적폐청산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정치권이 마구잡이식으로 문제 제기를 하다 보니 국민 입장에서는 무엇이 정말 없애야 할 적폐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순히 상대방, 경쟁자를 제거하고 징벌하기 위한 적폐청산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권이 바뀌면 이 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현 정부는 목표가 옳으면 방법이 다소 투박해도 괜찮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적폐청산도 과거를 바로잡는다는 측면에서 목표가 좋으니 어떤 방식이든 괜찮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다 보니 적폐청산의 방향이 궁극적으로 미래를 가리켜야 하는데 과거로만 흘러가는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적폐청산과 협치라는 두 개의 갈등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서 “적폐청산도 좋지만 화해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정치권이 벌이고 있는 ‘과거와의 전쟁’과 관련, “제일 큰 폐해는 나라의 분열”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경제 문제, 정치 개혁 등 산적한 이슈가 많은데도 옛날 것을 파헤치는 데에 더 집중하고 그로 인해 사회가 더 분열되고 있다”며 “과거를 반성하고 그 동력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계속 과거에만 머물러 큰일”이라고 한탄했다.

김유진·김영주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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