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합정부제
대통령+총리 권력분산 장점
남북대치 탓 정국 불안 우려

■ 의원내각제
신속·능률적 국정운영 가능
국회불신 많아 실현 불투명

■ 대통령 중임제
4년 중임 통해 국정 연속성
제왕적 권력 더 강화될 수도


헌법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의 통치 조직과 통치 작용의 기본 원리 및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근본 규범”(두산백과)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할 때 헌법 개정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한국이 1987년 헌법 체제를 30년간 이어온 만큼 현재 정치권 안팎의 개헌 논의는 ‘전면 개정’을 전제로 진행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은 권력 구조 개편에 쏠려 있다.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는 ‘직선제 쟁취’라는 1987년 당시의 시대정신을 반영함에도 불구하고 이젠 ‘맞지 않는 낡은 옷’으로 치부되고 있다. 권력 구조 개편 방안과 관련해 정치권과 각계 전문가·시민단체 등은 크게 세 가지 사이에서 숙고하고 있다. 대통령 중임제와 혼합정부제·의원내각제가 그것이다.

◇대통령 중임제 = 대통령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와 근본적으로 같다. 다만 제한된 짧은 기간에 업적을 남기기 위해 무리하게 국정 운영을 하는 폐단, 임기 말 반복되는 레임덕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5년 단임제를 미국식 4년 중임제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와 마찬가지로 국민이 정권 수임자를 직접 선출할 수 있는 데다 대통령 임기 내에 더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친문(친문재인) 진영이 선호하는 방안이다. 정해구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그동안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은 대통령이나 정당 정치인에 의해 주도돼 왔다고 보기 어려우며 오히려 촛불 항쟁과 6월 항쟁 등 국민적 항쟁과 압력에 의해 촉진돼 왔다”며 “국민의 정치적 선택권을 보장하고 그 통제권을 강화하는 것이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제에 대한 국민 선호가 높고 그간의 대통령제 운영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대통령 1인에게 과도하게 권력이 집중되고 그로 인해 권력형 비리가 끊이지 않았던 폐단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남은 과제다. 많은 전문가는 대통령 권한 분점을 바탕으로 대통령제 유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혼합정부제 =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를 절충한 혼합정부제는 분권형 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이원정부제, 또는 책임총리제라고도 불린다. 국민 직선으로 선출된 대통령과, 의회 다수파가 선출한 총리에 의해 정부가 이원화되고 권력이 그만큼 분산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보통 국방·외교 분야는 대통령의 권한으로 하고, 내치는 총리가 맡는다. 그러나 남북 대치 상황에 처한 우리나라에서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이 명확하게 구분되기 어렵고, 이로 인한 갈등과 대립이 정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혼합정부제라도 도입한 국가마다 운영 방식은 다르다. 프랑스는 대통령이 총리보다 더 많은 권한을 갖고 있으며 대통령이 집권 여당 출신이 아닌 경우 사실상 대통령 중심제처럼 운영된다. 반면 오스트리아는 연정을 토대로 한 내각제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회 통합을 위해서는 각자의 지분을 나눌 수 있는 의원내각제가 훨씬 더 유리하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지만, (한국의 정당들은) 국민 신뢰 등 전제조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면서 “의원내각제로 장기적으로 나아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이원정부제 내지는 분권형 정부 형태를 선택해보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의원내각제 = 의회 다수당 소속 총리가 국정 운영을 담당하고, 의회 신임에 따라 내각 전체가 연대책임을 지는 정부 형태를 말한다. 의원내각제의 대통령은 없거나, 있더라도 대체로 간선으로 선출돼 실권이 제한돼 있다. 입법부와 행정부 권한이 융합된 형태로 신속하고 능률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 내각 불신임과 의회 해산을 통해 정치적 갈등을 신속하게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독일과 영국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다.

다만 국회에 대한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의원내각제가 권력 분산이 아닌 오히려 ‘권력 나눠 먹기’로 비칠 수 있는 점, 행정부가 의회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정권 획득을 위해 정쟁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는 점, 집권당이 안정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빈번한 불신임 결의로 정국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단점으로 거론된다. 송석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안정적인 정당제도·성숙한 정치문화 등 복잡한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성공을 약속하기 어려운 제도”라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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