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특구까지 지정해 드론 상용화에 힘쓰고 있는 일본에서 배달용 드론이 주택가를 비행하는 상상도(왼쪽 위 사진)와 일본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이 활용할 계획인 드론 모델(오른쪽 위). 그러나 각종 미래 기술의 도래에 따른 유전자 조작 등 과학 윤리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특구까지 지정해 드론 상용화에 힘쓰고 있는 일본에서 배달용 드론이 주택가를 비행하는 상상도(왼쪽 위 사진)와 일본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이 활용할 계획인 드론 모델(오른쪽 위). 그러나 각종 미래 기술의 도래에 따른 유전자 조작 등 과학 윤리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 선진국의 물류·수송 혁명

핀테크·전자상거래 확산 영향
日정부 차원 ‘배송 혁신’ 주도
법·제도까지 고쳐 전폭 지원

정부지원, 민간사업으로 先순환
NTT도코모 ‘혈액 수송’ 실험
美 아마존도 ‘뒤뜰 배달’ 성공


미래 사회가 인류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 엿볼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물류부문이다. 인터넷 결제 등 핀테크(IT금융)와 전자상거래의 보급으로 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보다 인터넷 쇼핑이 더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문자들이 구매한 상품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배송하기 위한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고민은 결국 ‘드론 배송’을 돌파구로 보고 있다. 현시점에서의 드론 배송 능력과 향후 기대되는 드론 배송의 모습은 괴리가 있지만, 현실과 이상의 간격을 좁혀 가고자 하는 노력이 선진 전자상거래 업체들과 일부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드론을 활용한 배송은 전자상거래 업체나 물류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분야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로 배송을 비롯한 전 산업 분야에서 일손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일본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드론 등 첨단기술 실험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특구를 설치하는 내용의 국가전략특구법 개정안을 각의(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특구 내에서는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의 실증 실험을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현행법의 규제를 일시적으로 중지시켰다. 또 기업이 혁신적인 사업과 서비스를 육성할 때 현행법 규제를 일시 중지하는 ‘레귤러터리 샌드박스’ 제도가 법 시행 후 1년 안에 도입된다. 일본 정부는 드론을 이용한 화물배송을 촉진하기 위해 항공법 개정 등 관련 규제 완화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난 8월 안전대책을 갖춘 드론은 비행경로에 육안 감시원을 배치하지 않아도 띄울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또 일본 정부는 내년부터 산간 지역에서 드론을 이용한 화물배송을 시행하고 2020년대엔 도시에서도 드론 화물수송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의 현행 항공법은 무인기의 경우 육안으로 상시 감시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만 비행이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다.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정책적 지원을 펼치는 것은 행정적 절차가 드론 산업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드론 실험을 하려면 신청하고 수개월이 걸리지만 제도를 도입한 후에는 특구 내 안전 확보를 전제로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게 된다. 일본 정부의 지원은 민간부문 드론 사업 발전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 히로시마(廣島)대와 일본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NTT도코모는 드론을 사용해 혈액 샘플을 수송하는 실증 실험을 한다고 발표했다. 총무성은 부처 사업으로 채택해 실용화를 추진 중이다. 또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樂天)은 국가전략특구로 지정된 지바(千葉)시 등에서 드론 배송의 실증 실험을 연달아 실시하고 식료품 및 일용품을 드론으로 배송해 도서·산간 지역 주민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미국의 아마존은 민간 기업 중 최첨단 드론 배송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12월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드론으로 상품을 배송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태블릿PC로 주문한 아마존 파이어TV와 팝콘 한 봉지가 주문자의 집 뒤뜰로 안전하게 배달된 것이다. 지난 6월에는 미국 특허청에 도심용 드론 전용 배송센터 관련 특허를 신청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벌집과 같은 구조의 이 드론 배송센터는 인구 밀집도가 높은 도심의 특성을 고려한 초고층 디자인으로, 빠르고 효율적으로 배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것이 CNN머니를 비롯한 주요 외신의 분석이다. 아마존 등 드론을 활용하려는 미국 업체들의 계획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규제 완화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드론 운용주체가 미 연방항공국(FAA) 검사 면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아마존은 “미국이 드론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도록 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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