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전남 나주시 왕곡면 혁신산업단지 내 ㈜누리텔레콤 나주공장에서 직원들이 한전에 납품할 ‘저압 스마트 전력량계’의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30일 전남 나주시 왕곡면 혁신산업단지 내 ㈜누리텔레콤 나주공장에서 직원들이 한전에 납품할 ‘저압 스마트 전력량계’의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 ‘나주 에너지밸리’ 입주 공장 가보니…

한전, 혁신단지 조성에 가속도
지금까지 238개사와 투자협약
신규 일자리 3만개 창출 목표

“광주·전남 기반 산업과 연계
지역경제 재도약 발판될 것”


‘미국에 실리콘밸리가 있다면 한국에는 에너지밸리가 있다.’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나주시 빛가람동)에 이전한 한국전력공사가 광주·전남지역의 산업생태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한전이 지난 2014년 말 전남 나주로 본사를 이전한 후 광주시, 전남도, 나주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에너지밸리 조성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밸리 조성사업은 에너지 신산업 위주의 기업·연구소 등을 유치해 관련 산업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낙후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국가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30일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나주시 왕곡면 혁신산업단지를 찾았다. 이곳에 지난해 말 터를 잡은 ㈜누리텔레콤 나주공장에서는 직원 40여 명이 지능형검침인프라(AMI)의 구성요소인 무선통신모뎀과 전력량계 등을 생산하고 있었다. 신원율(37) 과장은 “AMI는 전력, 수도, 가스 등의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검침해 에너지 관리 효율성을 높이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에 있었던 150㎡(약 50평) 규모의 공장을 나주로 이전하면서 1800㎡(약 600평) 규모로 늘린 것은 최근 수출물량이 늘어난 데다 에너지밸리 사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누리텔레콤은 9월 말 한전이 발주한 ‘저압 스마트 전력량계’ 수주전에도 처음 참가해 49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측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의 2배인 1000여억 원으로 늘려 잡았다.

한전은 오는 2020년까지 에너지밸리 관련 기업 500개사를 유치해 일자리 3만 개를 창출한다는 계획 아래 지금까지 238개사와 투자협약을 맺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협약 기업들의 투자실행률이 전체 63%(150개사)로 매우 높다는 점이다. ㈜누리텔레콤 등 87개사는 공장을 가동 중이고 33개사는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며 30개사는 용지매입을 완료한 상태다.

한전 관계자는 “기존 광주·전남의 주력산업인 가전, 중화학 등은 대기업 생산공장의 해외이전 및 경기침체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한 실정”이라며 “에너지밸리는 에너지를 중심으로 지역 내 기반산업(광산업, 친환경 자동차 등)과 연계해 지역경제 재도약의 기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밸리 파급효과는 한전이 위치해 있고 관련 산업단지가 많은 나주지역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신규 일자리 3만 개 가운데 2만 개 안팎이 나주지역 공장에서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도권에서 이전해온 일부 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전문성과 숙련도를 갖춘 직원을 현지에서 구하는 데 애로를 느끼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은 인력양성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한전은 향후 세계 최고 수준의 한전공과대학이 설립되면 에너지 분야 우수 인력들을 에너지밸리로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주=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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