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기관 이전으로 바뀐 ‘지역 산업 생태계’

경남, 세라믹기술원 이전한뒤
융합세라믹 부품산업 집중육성
LH는 廢조선소→관광지 개발

전북,기존 자동차·농업 중심서
연금공단 온 뒤 ‘금융도시’로
농진청 등 바이오산업 이끌어


지방의 혁신도시가 지역의 산업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또 지역의 창업과 일자리 창출, 지방재정 확충, 인구 증가 등을 견인하며 쇠락하던 지역의 발전 거점으로 떠올랐다. 금융 산업의 불모지인 전북으로 옮긴 국민연금공단은 전북이 ‘금융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고, 경남에 자리 잡은 한국세라믹기술원은 급성장하는 미래 신소재 연구·개발(R&D)을 촉진하며 중공업 중심의 경남을 신소재 중심 도시로 바꾸어 가고 있다. 충북혁신도시에 태양광단지가 구축되면서 농촌 도시였던 음성·진천이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첨단 산업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지방의 변화를 이끄는 혁신도시는 10개다.

31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경남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세라믹기술원은 경남의 신소재 산업 육성을 주도하고 있다. 조선과 중공업 위주의 산업구조로 성장의 한계점에 도달한 경남은 세라믹기술원이 혁신도시로 이전해 오면서 융합 세라믹을 특화한 소재 부품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개발 소재는 반도체, 무인자동차, 무인항공기, 로봇, 항공우주 등 첨단 산업과 높은 연계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세라믹 신소재의 국내 시장규모는 오는 2020년 136조 원, 2025년에는 242조 원으로 연평균 12%의 성장세가 전망된다. 세라믹기술원은 도내 기업체 및 재료연구소 등과 협업해 극한의 환경에서 사용되는 기능성 세라믹 소재를 개발 중이며 혁신도시로 이전한 후 산하 창업보육센터를 통해 12개 업체를 육성 중이다.

경남혁신도시의 최대 공공기관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 역시 개발 역량을 가동해 침체한 지역경제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LH는 조선업 불황으로 폐업해 통영항 미관을 해치며 방치된 신아SB 폐조선소(14만5357㎡)를 통영시와 공영개발방식으로 개발해 글로벌 관광지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이에 따라 LH는 이르면 다음 달 매각되는 신아SB 부지 취득에 나선다. LH는 또 항공단지 조성(고성), 역사문화관광도시 육성(진주), 휴양 헬스케어 항노화 복합타운 조성(거창·산청·함양) 등의 지역발전 사업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경남으로 이전한 한국남동발전은 지역 발전산업 기술육성을 위해 10년간 1조1000억 원을 투입하는 ‘남가람 에코 파워토피아’ 사업을 추진 중이다. 남동발전은 이 사업을 통해 경남에 중소기업과 연계한 발전산업 성장벨트를 구축하고 친환경 발전기술과 에너지 자립섬 조성 등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기술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충북혁신도시는 클러스터 부지에 태양광기술지원센터, 글로벌기후환경실증시험센터 등 10여 개의 태양광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연구기관이 개별 입주해 ‘태양광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 충북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태양광 기반 에너지산업 클러스터 육성사업이 포함됐고, 전국 최고 수준의 태양광 R&D 클러스터도 구축됐다. 충북혁신도시 인근 진천군의 신척산업단지에 지난해 태양광 셀·모듈 생산 세계 1위 업체인 한화큐셀코리아가 1조 원대 공장증설 투자를 결정했다.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단일공장으론 세계 최대의 태양광 전지(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로 인한 신규 일자리도 1000여 개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기업의 투자는 중소 태양광 업체들의 투자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래 성장 산업을 갖추지 못했던 충북에 혁신도시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인구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충북 음성·진천군에 걸쳐있는 충북혁신도시는 공동주택 입주가 마무리(2020년)되면 거주 인구가 5만 명을 넘어 설 것으로 예상돼 충북 중부권 신흥 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음성(9만7000명)·진천(7만3000명)군의 인구는 둘을 합쳐도 17만 명에 불과하다.

전북혁신도시로 이주한 국민연금공단은 자동차 생산과 농업 중심인 전북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전북도는 자산 600조 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의 정착을 토대로 서울과 부산에 이어 ‘대한민국 제3의 금융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북금융타운 종합개발계획 및 금융중심지 개발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발주해 금융중심지 지정전략 등을 마련 중이다. 전북혁신도시로 함께 이전한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한국농수산대학, 국립식량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 등 농업 관련 기관을 활용해 농생명 연구와 바이오산업을 집적화하고 있다. 전북도는 이 사업에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직접 투자를 이끌어내 전북을 농생명·바이오산업 및 식품산업의 전초기지로 만들 계획이다.

진주=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전국종합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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