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려울 때 투자 ‘逆발상’
中과 수교 前부터 든든한 ‘?시’
사드 정국 속 공격적 행보 가속
올해들어 對中투자 3兆원 넘어
中에 110여 조직 7500명 근무
ICT·부품·건설 등 다양한 사업
시노펙 합작 중한석화 고속성장
◇‘역발상’으로 차이나 인사이더 = 경제계에서는 최 회장이 사드 정국에 오히려 투자를 확대하는 ‘역발상’으로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가동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마트와 이마트 등 국내 주요 기업이 현지시장에서 철수하는 상황에서도 투자를 늘려 중국 정·재계와의 ‘?시(關係)’를 더욱 돈독히 하고 사드 정국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경제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만 SK의 대중국 투자 금액은 3조 원이 넘는다”면서 “사드 정국이 심화된 올해 재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중국 투자”라고 말했다. SK의 중국 전략인 차이나 인사이더는 외부자가 아닌 내부자(Insider)로 중국 시장에 접근하겠다는 의미로 중국에서 번 돈을 재투자해 현지화하는 내부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른바 ‘사드 안전지대’를 만들어 안정적인 성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실제 SK㈜는 약 3720억 원을 들여 중국 2위 물류센터 운영기업 ‘ESR’의 지분 11.77%를 인수했으며 SK㈜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은 약 1조4756억 원을 SK그룹의 중국 지주회사인 SK차이나에 출자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SK하이닉스는 중국 내 자회사인 SK하이닉스 세미컨덕터차이나에 1조1161억 원을 출자했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석유 기업 시노펙과 합작해 설립한 중한석화에 기존 대비 생산량을 약 40% 늘리기 위한 74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증설 투자는 2020년 마무리될 예정이며 완공 직후 상업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SK머티리얼즈는 중국 내 2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고, SKC 역시 중국 장쑤(江蘇)성에 반도체용 정밀화학소재 공장 착공을 준비 중이다.
◇차이나 인사이더의 역사 = SK의 차이나 인사이더는 하루아침에 완성된 철학이 아니다. 1992년 8월 24일 한·중은 양측 정부와 민간에 이뤄진 수년간의 노력 끝에 수교를 맺었다. 이를 위해 많은 인사가 심혈을 기울였다. 고 최종현 SK 선대회장도 그중 한 명이다. 한·중 수교는 1992년에야 이뤄졌지만 그 준비는 1980년대부터 진행됐다. 세간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SK그룹은 1988년부터 수교 준비에 깊이 관여했다.
1991년 1월, 한·중 양국이 상대방의 수도에 서로 무역대표부를 설립했는데 이 과정에서 최 선대회장은 많은 노력을 했다. 최 선대회장은 당시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은 중국에서 단기적으로 이익을 추구해선 안 된다”면서 “한국 기업에 중국은 외국이 아니라 확장된 하나의 시장이기 때문에 SK그룹은 중국에서 번 돈을 다시 중국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현재 차이나 인사이더의 핵심으로 꼽히는 상호 이해, 상호 신뢰, 상호 이익, 장기 비전의 뼈대가 됐다.
◇차이나 인사이더 성과 속속…이번에도? = 몇 차례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SK그룹의 차이나 인사이더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그룹은 10월 기준 중국 지역 내 110여 조직에 약 750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에너지·석유화학 분야를 비롯해, 반도체, 정보통신기술(ICT), 전기차 배터리, 건설·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다.
특히 SK와 시노펙이 협력해 설립한 중한석화는 2006년부터 협력을 시작해 2013년 합작승인을 받고 2014년 1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 연 에틸렌 80만t, 폴리에틸렌 60만t, 폴리 프로필렌 40만t 등 연간 석유화학제품 260만t을 생산 중이다. 가동 첫해 3조1000억 원의 매출과 14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경영실적을 달성했고 올 상반기까지 누적 9조 원 이상의 매출과 1조3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가장 성공적인 협력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실 그간 중국은 원유를 보유한 서구 메이저 회사나 산유국 기업에 한해 에틸렌 합작사업 참여를 선별적으로 허용해 왔다. 중국이 아시아권 기업의 합작 참여를 승인한 것은 SK가 처음이다. 이는 SK가 지난 40년간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NCC 운영 기술력이 일궈낸 결실이자,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SK에너지는 ‘미운 오리’로 불렸던 아스팔트를 중국 시장에서 ‘백조’로 탈바꿈시켰다. 1993년 SK에너지가 3000t의 고품질 아스팔트를 중국 시장에 처음으로 수출하며 첫발을 뗀 이후 중국에서 대규모 토목공사 붐이 일어나며 아스팔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 SK에너지는 2010년 SK상하이아스팔트유한공사를 설립하는 등 현지화를 통해 2012년 말 기준 누적 수출량 1880만t을 기록했다. 2010년 중국 수입 아스팔트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자리도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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