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 7CGL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 7CGL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포스코 제공


新소재로 ‘게임 체인지’

더 가볍고 단단한 ‘꿈의 강판’
7CGL공장서 年 50만t 생산
세계 15개 車메이커에 공급

인장强度, 日철강사보다 우수
알루미늄보다 가격 경쟁력도
“혁신 통해 미래車 시장 주도”


1일 전남 광양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7CGL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거대한 롤러 사이에서 제련된 자동차용 아연도금강판(CGL)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언뜻 보기엔 다른 공장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이 얇은 강판은 1㎟당 100㎏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 철을 잡아당겼을 때 끊어지는 인장강도가 1기가파스칼(㎬) 이상인 ‘기가스틸(Giga steel)’이다. 지난 4월 문을 연 7CGL은 광양제철소 내 유일한 기가스틸 전문 생산라인으로 24시간 휴식 없이 가동되고, 연간 약 50만t의 기가스틸을 쏟아낼 수 있다.

기가스틸은 철을 사용한 산업, 특히 자동차 공업의 판도를 바꿀 ‘꿈의 소재’로 꼽힌다. 최근 자동차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연비를 높이기 위해 무게를 줄이면서도 차내에 탑승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선 강도가 높은 철 사용이 필수가 됐다. 롤스로이스, 아우디, BMW 등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차체를 철보다 가벼운 알루미늄이나 항공기에 사용하는 탄소섬유 플라스틱으로 제작하기도 한다. 그러나 알루미늄은 철에 비해 원재료 가격이 비싸고 가공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 차체 외장재의 경우 알루미늄은 철보다 소재가격에서 4.9배, 가공비는 2.6배 이상 비싸다. 철을 개량한 기가스틸은 기존 차체 대비 약 26.4% 경량화를 실현할 수 있는 데다 10원짜리 동전 크기 강판이 약 10t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 만큼 강도 면에서도 단단하다. 키스트(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시험 결과 기가스틸은 알루미늄에 비해 3배 이상 에너지 흡수율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은 생산 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도 알루미늄보다 적기 때문에 환경적인 면에서도 우수하다.

지난해 8월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은 ‘기가스틸 시대’를 선언하며 “세계 철강업계는 물론 미래 자동차시장을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10년 포스코는 세계 최초의 기가스틸인 TWIP강을 시작으로 DP강과 CP강, XP강, HPF강 등 진보된 기가스틸을 개발하며 기술 수준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 포스코가 현재 생산하는 기가스틸의 인장강도는 1.5기가파스칼로 일본 철강사가 만드는 1.2기가파스칼보다 우수하다. 포스코 관계자는 “도금 전후 급속냉각 과정에서 나타나는 표면 및 품질 문제 때문에 글로벌 철강사들이 애를 먹었다”며 “포스코는 도금 전 강판 내에 고강도 조직이 형성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고수소급속냉각기술’과 도금 후 고속냉각을 통해 도금 표면을 아름답게 하는 ‘고속냉각설비’를 독자 개발해 생산에 적용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로 광양제철소의 기가스틸 생산라인은 철저한 보안 속에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주요 기계들에는 공사용 가림막 등으로 가려져 정확한 촬영을 하지 못하게 했다.

이같이 생산된 기가스틸은 60∼70% 정도가 해외로 수출돼 전 세계 15개 자동차 업체에 공급된다. 완성차 업체 15곳에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하는 철강사는 포스코가 유일하다. 국내 업체들도 기가스틸 사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지난 8월 쌍용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차체 프레임에 1.5기가파스칼급 기가스틸을 적용한 G4렉스턴을 출시했다. 기가스틸을 사용해 무게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면서도 충돌 시 안전성을 대폭 강화했다는 평가다. 한국지엠도 준중형 크루즈와 중형 말리부에 기가스틸을 적용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동급 차종 가운데 기가스틸을 가장 많이 적용한 SM6를 내놓았다. 지난 10월 1일 포스코는 최근 한국의 철강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상하이(上海)의 자동차박람회에서 중국 내 자동차 생산업체들에 기술력이 다른 기가스틸을 선보이며 중국 내 판매망 확장에 나섰다.

포스코의 개발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포스코는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글로벌R&D센터에서 자동차 회사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주문자 요구에 더 부합하는 새로운 철강 개발에 한창이다. 연구소에선 포스코와 각 자동차 생산업체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자사 자동차에 가장 어울릴 철강 소재를 찾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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