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영상 진단 SW ‘독보적’
공공데이터 자유롭게 흘러야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의 최연소 민간위원인 백승욱(34·사진) 루닛 대표는 “대학원생들의 싱싱한 두뇌를 활용하자”면서 “인류 전체의 삶의 질 개선이란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한국만의 고품질 데이터가 존재하는 영역을 잘 찾아내면 글로벌 큰 시장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19일, 5년 차 벤처 루닛이 입주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딩에서 백 대표를 만났다. 카이스트 전자공학 박사를 마치고 2013년 동료 5명과 함께 창업한 그는 엑스레이로 폐암·유방암 등의 병변(病變)을 읽어내는 인공지능(AI) 의료 영상 진단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중국 알리바바 주최 국제창업대회에서 한국 대표로 4위를 차지했고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시비인사이츠’가 선정한 ‘AI 100’에 꼽히기도 했다.
―엑스레이 영상을 AI로 분석하는 벤처를 시작한 이유는. 전공도 전자공학인데.
“AI란 도구를 갖고 인간이 하기 제일 어려워하는 분야를 찾다 보니 여기에 이르렀다. 처음엔 미국에 회사를 세우려 했다. 하지만 한국이 정기 건강검진 등 엑스레이 의료 영상 데이터가 풍부하고 병원 협업 면에서도 장점이 많다고 판단했다. 벌써 삼성병원·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 빅5와 영상 자료 제공 협약을 체결했다. CT·MRI 등 고가의 장비를 쓰면 암 판독률이 물론 높아진다. 하지만 싸고 널리 보급된 엑스레이를 활용할 수 있다면 아프리카 같은 개발도상국에서도 적용 가능할 것이다.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인류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이 사업하는 데 큰 동기로 작용한다.”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으로 AI의 변별력을 높인다는데,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관건이겠다.
“바로 그거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는 데도 과거 명인들의 기보가 필요했다. 루닛의 AI가 인간 의사를 도와 더 정확하게, 더 독창적으로 진단하려면 풍부한 빅데이터, 검증을 마친 신뢰성 있는 의료 영상 데이터 확보는 필수다. 4차 산업혁명위원회 민간위원 대표로 발표할 때 공공 데이터의 공개와 개인 정보 보호 정비를 요청한 이유다. 데이터가 자유롭게 흘러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 앞에서 발표하려니 떨리진 않았나.
“별로. 다만 젊은 만큼 도움이 되는 말을 하려 애썼다. 앞으로도 대학원생 시절의 싱싱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겠다.”
―길진 않지만, 사업하면서 느낀 애로는.
“미국·이스라엘 등지의 스타트업과 비교하면 초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많다. 고급 인재 확보에 필요한 스톡옵션 도입도 회계법상 너무 장애물이 많다. 벤처 창업 후 수년간을 흔히 ‘죽음의 계곡’이라 부르는데 상장 요건 완화를 비롯한 중간 자금 회수 절차도 개선해야 한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