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2018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고 야당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2018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고 야당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 취임후 두번째 국회 연설

“공수처 법안 통과된다면
저부터 수사대상 될 것”

“비핵화가 원칙… 北核 불용
우리도 개발·보유 안할 것”

“여야정협의체 촉구” 했지만
상생·협치 언급 거의 없어


문재인 대통령이 1일 2018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지방분권을 골자로 하는 개헌 및 이와 연계된 선거제도 개편을 재삼 강조한 것은 권력구조 문제를 제외한 지방분권형 개헌 작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 폐지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과 관련된 국회 입법을 촉구하며 ‘적폐청산’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대의민주주의의 전당인 국회까지 왔으면서도 국정 운영을 위한 여야 정치권과의 상생과 공존, 국회와의 협력 구상 등에 대해서는 말을 거의 하지 않아 협치 의지가 없는 것 아닌가 하는 관측을 낳고 있다.

협치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한 발언은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구성을 야당에 촉구한 것이 전부다. 문 대통령은 대신 촛불 정권임을 강조하고 적폐청산의 필연성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개헌과 관련, “변화한 시대에 맞게 국민의 기본권을 확대해야 한다”며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 개헌 논의에서 핵심 쟁점이 되는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정치개혁의 방향을 기본권과 지방 분권 내용을 고치는 개헌을 실시하고 국회의원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편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26일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서 지방분권 개헌을 강조한 데 이어 이날 다시 개헌을 언급하면서 정부 주도 개헌을 위해 사전 작업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 시기를 놓친다면 국민들이 개헌에 뜻을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적폐청산은 사회 전반의 불공정 질서 타파, 사회적 신뢰 회복 차원에서 계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제와 사회가 따로일 수 없다”며 “경제와 사회 모든 영역에서 불공정과 특권의 구조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누구라도 낡은 질서나 관행에 좌절하지 않도록, 평등하고 공정한 기회를 갖도록 바꿔 나가겠다”며 “이것이 제가 말하는 적폐청산”이라고 말했다. 권력기관 개혁 등이 사람 중심으로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그는 국정원과 공수처를 언급하면서 국회에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기존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은 안 된다”며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의 사전 동의 없는 군사적 행동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는 용납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다”며 “우리도 핵을 개발하거나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문제의 주도적 해결, 북핵 평화적 해결, 힘의 우위를 통한 북한 도발 대응 등의 원칙도 다시 한 번 밝혔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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