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분 연설중 22회 박수 나와
일자리 11번·개헌 9번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취임 후 처음으로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 나섰으나, 이날 국회 풍경은 여야 간 극한 대치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 여당 의원들은 반갑게 문 대통령을 맞았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피케팅을 하며 침묵시위를 벌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2분쯤 취임식 당시 입었던 양복에, 왼쪽 가슴에는 평창동계올림픽 기념 배지를 부착한 채 여야 의원들과 악수를 하며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 의원들은 기립해 문 대통령을 맞았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왼쪽 가슴에는 근조 리본을 단 한국당 의원들은 기립은 했지만 박수는 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시종일관 단호하고 진지하게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지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한 시정연설 때와 마찬가지로 파워포인트(PPT)를 활용했다.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 주로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총 22회의 박수가 나왔다. 문 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한 지 27분이 지난 10시 30분, 한국당 의원들은 ‘북핵규탄 UN 결의안 기권 밝혀라’ ‘공영방송 장악음모 밝혀라’ 등의 내용이 담긴 플래카드를 들고 기립했고 문 대통령은 한국당 의원들을 바라보며 연설을 이어갔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일어서서 손사래를 치며 한국당 의원들을 제지했고 일부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의 모습을 사진 찍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일자리를 11차례 언급하며 내년도 예산안과 세제개편안에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개헌은 9차례, 평화는 7차례 강조했다. 35분의 연설이 끝난 후 문 대통령은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을 시작으로 맨 앞줄에 앉은 의원들과 악수한 뒤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한국당 의원들 쪽으로 가 정우택 원내대표, 서청원·원유철 의원 등과 악수했다.

문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보수 야당은 일제히 비판했다. 강효상 한국당 대변인은 “빈곤한 철학, 비현실적인 대책만 가득한 허탈한 시정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연설 전 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환담한 자리에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항의 차원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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