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의 원월드트레이드센터 인근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 현장에서 수사 관계자들이 폴리스라인을 치고 증거물을 수색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31일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의 원월드트레이드센터 인근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 현장에서 수사 관계자들이 폴리스라인을 치고 증거물을 수색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피로 얼룩진 美 핼러윈데이

29세 우즈베크 국적 남성
9·11현장 자전거도로 덮쳐
11명 부상… 중상자 많아
범인 “신은 위대하다” 외쳐
가짜총 소지… 총 맞고 잡혀

트럼프 트위터서 격분 토로
“제정신 아닌 사람이 공격”


9·11테러가 발생했던 뉴욕 맨해튼의 원월드트레이드센터(1WTC) 인근에서 31일 차량돌진 테러가 발생해 최소 8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 공격을 했다”며 이번 사건을 “테러리스트에 의한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핼러윈데이인 이날 미국 뉴욕이 피로 물들면서 미국 사회 전체가 다시 충격에 빠졌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31일 오후 3시쯤 맨해튼 남부의 웨스트 스트리트와 체임버스 스트리트가 교차하는 사거리에서 소형 픽업트럭이 허드슨 강변의 자전거도로 쪽으로 돌진하면서 자전거 이용자들과 보행자를 친 뒤 스쿨버스와 충돌하면서 멈춰 섰다. 운전자는 트럭에서 내린 뒤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으며, 양손에 총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가 경찰이 쏜 총에 복부를 맞아 진압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일부 목격자는 용의자가 차량에서 내려 보행자들을 상대로 총을 쐈다고 말했지만, 뉴욕 경찰(NYPD)은 용의자의 총기는 모조품이라고 밝혔다.

조사 결과 용의자는 세이풀로 사이포브라는 이름의 29세 남성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우즈베키스탄 국적으로 지난 2010년 미국으로 입국했다. 소지품에는 플로리다주에서 발급된 운전면허증이 있었지만, 뉴욕 뉴저지주에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포브는 경찰의 총을 맞고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수술을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수사 당국은 밝혔다.

CNN은 사이포브가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를 위해 범행을 한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겼다고 보도했다.특히 테러가 발생한 곳은 지난 2001년 미국 역사상 최악의 테러로 기록된 9·11 테러가 발생했던 월드트레이드센터 지역에서 불과 1㎞ 떨어진 곳이어서 뉴욕 시민들을 더욱 공포로 몰아넣었다. 또 이날 저녁에는 핼러윈데이를 기념해 테러 현장 인근에서 수만 명이 참가하는 맨해튼 퍼레이드가 예정돼 있기도 했다.

이번 사고로 인해 현재까지 8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어린아이 2명과 성인 2명이 크게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목격한 우버택시 운전자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엄청나게 많은 피가 도로 위에 보였고, 많은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테러 현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유진 더피는 “순식간에 도로가 아수라장이 되면서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며 “한 여성이 목놓아 울고 있었다”고 공포에 휩싸였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 소식을 접한 뒤 트위터에 “뉴욕에서 제정신이 아닌 사람의 공격이 있었다”며 “우리는 중동이나 다른 지역에서 패퇴한 ISIS가 미국으로 돌아오거나 입국하도록 허락해서는 안 된다. 충분하다!”고 격분했다. 이어 “뉴욕 테러 공격 희생자 및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한다. 신과 미국이 그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조의를 표했다. 빌 더블라시오 미국 뉴욕 시장도 사건 직후 “아주 비겁한 테러 행위”라고 비판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외로운 늑대’에 의한 공격이라면서 단독범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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