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여성 추행하고 흉기난동도

현행 운수사업법 문제점 수두룩

적발돼도 刑 확정까진 영업가능


한동안 잠잠했던 택시기사 범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술 취한 여성 승객을 강제 추행하는가 하면,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난동을 부린 사건까지 최근 발생했다. 광역자치단체와 경찰이 ‘안심귀가서비스’ 등을 통해 관련 범죄 예방에 힘쓰고 있지만, 최근 이와 같은 ‘무법 택시기사’ 사례가 속출하면서 승객 불안을 떨칠 근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여성 승객을 강제추행하려 한 혐의(준강간)로 택시기사 A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9월 2일 강남구 청담동의 한 호텔 앞에서 택시에 탄 20대 여성에게 강제로 입맞춤하고, 허벅지와 가슴 등 신체를 더듬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만취 상태였던 여동생이 술이 깬 뒤 추행당한 사실을 털어놨다’는 피해 여성 오빠의 신고를 접수,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범행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혐의 입증을 위해 블랙박스 등을 토대로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진경찰서는 술에 취해 행인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특수폭행)로 택시기사 B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9월 27일 오후 9시 30분쯤 광진구 능동 거리에서 귀가하던 직장인이 자신을 쳐다본다는 이유로 시비를 걸고 손도끼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택시기사가 중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때 지방자치단체가 택시 자격을 취소할 수 있다. 교통안전공단이 경찰에 의뢰해 범죄 전력이 있는 택시기사를 선별한 뒤 지자체에 통보하는 구조다. 그러나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택시 영업을 할 수 있어, 추가 범행 발생을 막기 위한 구체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의 경우 형 확정 전이라도 형사사건이 진행되면 직위해제를 시킨다”며 “택시기사도 중범죄 혐의를 받을 경우에 한해서라도 일시적으로 자격정지를 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훈·조재연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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