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의 설립자 오사마 빈 라덴의 장남이자 후계자인 함자 빈 라덴의 최근 모습이 1일 CIA에 의해 공개됐다. 아래 사진은 같은 날 공개된 오사마 빈 라덴의 자필 일기장.  롱워저널  제공
알카에다의 설립자 오사마 빈 라덴의 장남이자 후계자인 함자 빈 라덴의 최근 모습이 1일 CIA에 의해 공개됐다. 아래 사진은 같은 날 공개된 오사마 빈 라덴의 자필 일기장. 롱워저널 제공
- 사살 뒤 획득 자료 열어보니

조직 재건 長男 성인 된 모습
이란, 알카에다 돈·무기지원 등
테러계획 문서·비디오도 담겨

“서양은 도덕적으로 느슨하다”
228쪽 자필 일기도 눈길 끌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거점인 시리아 락까에서 패퇴해 대원들이 각지로 흩어지면서 전 세계적인 테러 위협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 당시 확보한 자료 47만 건의 마지막 묶음을 공개했다. 빈 라덴의 장남이자 후계자인 함자 빈 라덴의 성인이 된 모습과 빈 라덴의 일기 등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1일 CNN 등에 따르면, CIA는 지난 2011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 빈 라덴 은신처 급습 당시 획득한 문서들과 빈 라덴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 등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빈 라덴의 일기와 1만8000개 이상의 문서 파일, 약 7만9000개의 오디오 및 이미지 파일, 함자 등 가족의 영상, 성전(지하드) 선전 영상 등 1만 개 이상의 비디오 파일이 포함됐다. 알카에다의 수석요원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문서에는 이란이 당시 알카에다에 돈과 무기, 헤즈볼라 캠프에서의 훈련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란과 알카에다의 관계가 강하게 연결돼 있었다고 적혀 있으며, 알카에다와 이란이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공유했던 것으로 기술됐다. 이는 당시 알카에다와 이란 간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란의 알카에다 지원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는 또 빈 라덴의 장남이자 후계자인 함자의 결혼식 영상이 포함됐다. 함자는 아버지가 사살된 후 알카에다 선동가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지난해부터 조직 내 존재감이 부각돼 조직 재건을 위한 사실상의 지도자다. 지난 9월에는 전 세계 무슬림에게 시리아 성전에 합류할 것을 독려하는 육성 메시지를 공개하며 리더십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 이날 공개된 자료 중 주목할 만한 것은 228쪽짜리 빈 라덴의 자필 일기로, 그가 사살당하기 전부터 발생한 이른바 ‘아랍의 봄’을 어떻게 이용할지 등에 대한 구상 등이 담겨 있다. 또 빈 라덴은 일기에서 14세 때 영국을 방문했던 것을 언급하며 “서양은 도덕적으로 느슨한(morally loose) 사회”라고 적었다. 그의 서양 여행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으로, 이때 서양에 대한 비판적 의식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그의 컴퓨터 속 자료에는 귀여운 어린아이의 모습이 담긴 ‘찰리가 내 손가락을 물었어(Charlie bit my finger)’ 영상과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 뜨개질 강의 영상 등도 발견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수개월 간 미국 의회 의원들은 빈 라덴 관련 자료의 전체 공개를 압박해왔다. 지난 3월 데빈 넌스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알카에다와 IS의 최근 성장을 본다면, 그 자료들은 필히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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