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독자개헌’ 엇갈린 반응

국회에서 연말까지 개헌 논의에 진전이 없을 경우 개헌 발의권을 갖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초부터 직접 개헌 추진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자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가 국민과 한 개헌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에는 대통령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고,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대통령이 개헌 시한을 정해 국회를 협박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은 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개헌논의와 관련해 청와대는 정치·선거 공학적인 접근 방법을 취하고 있는데 이런 계산을 당장 중단하라”며 “국회의 개헌특위 논의를 겸허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개헌논의의 주요 초점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끊는 것인데, 지방분권과 국민의 기본권만을 부각해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을 같이하겠다고 하는 것은 권력구조의 개편, 제왕적 대통령제의 권력 분산이라는 초점을 흐리려는 것”이라며 “시한을 정해서 국회에 협박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박정하 바른정당 수석대변인도 “개헌은 국민과의 약속인 만큼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권력구조를 포함해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안이 마련되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국회에서 논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한국당이나 바른정당과 달리 선거구제 개편을 전제로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투표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개선하는 권력구조 문제, 지방분권 문제, 국민기본권 문제 등 세 가지 핵심사항이 내년 개헌안에 포함돼야 한다”며 “개헌과 선거구제가 함께 활발히 논의되면서 반드시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투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개헌에 대한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면 대통령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투표를 하겠다는 것은 대통령의 공약이고 국회는 초당적 협력을 통해 맡은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그게 여의치 않다면 정부안을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효목·이은지·송유근 기자 soarup6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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