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잇단 우려

“사드 배치는 주권의 문제
美가 마음 상하는건 당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부터 한·중·일 3국을 포함한 아시아 순방에 나선 가운데, 미국 전직 관료들과 전문가들이 5일 문재인 정부의 ‘3노(No)’ 원칙에 대해 깊은 우려를 잇달아 표명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일 군사동맹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3노’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오는 7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출신의 데니스 와일더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날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 중단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불가입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 불가 등 3노 원칙에 대해 “한국은 강대국이 말하는 게 아닌 자체 방어 필요성에 따라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와일더 교수는 한·중의 3노 합의에 대해서도 “중국이 이런 조건을 얹어놓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잭 키언 전 육군 참모차장도 “사드 배치는 국민보호 의무가 있는 한국 정부의 주권 문제로, 우리가 사드 배치를 한국에 강요한 게 아니라 한국이 원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중국 요구에 순순히 응하면서 앞으로 한·미 동맹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한·중 간 합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내게 협박(blackmail)처럼 들린다”면서 “중국이 이번 합의를 이익으로 판단한다면 앞으로 같은 방식의 압박을 되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벡톨 교수는 “이번 합의로 사드를 비롯해 미국의 다른 무기 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되는 게 불가능해진다면 한·미 동맹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폴 에번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도 “이번 한·중 합의가 구속력은 없지만 한국에는 일종의 심리적 압박이 될 것”이라면서 “이번 합의 과정은 중국이 대만 문제 등 다른 사안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데이비드 맥스웰 조지타운대 전략안보연구소 부소장도 지난 10월 말 문화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이 3노 원칙을 통해 중국에 힘을 실어준 만큼 미국의 마음이 상하는(upset) 것은 당연하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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