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벌이 부부엔 ‘그림의 떡’

부부소득 月586만 이하 대상
가점제 확대 30代도 기회줄어

소득적어도 富者부모 두면 유리
청약당첨 강남4구 주민 ‘절반’

“특정지역 소득기준 완화 곤란”


국토교통부가 아파트 분양 때 ‘신혼부부 특별공급제도’의 비중·대상을 확대하기로 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기준 때문에 부유층 자녀의 내 집 마련 기회만 넓혀줄 것이란 비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청약 가점제 확대로 30대의 경우 오히려 분양받을 기회가 줄어들면서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늘려봐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젊은층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분양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2곳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당첨자를 분석한 결과, 높은 분양가에도 20대 당첨자 비율이 30%나 되고, 강남 4구 거주자가 당첨자의 절반을 웃돌았다.

7일 국토부에 따르면 김현미 장관이 지난 9월 취임 100일 기념 간담회에서 예고한 대로 이달 나오는 주거복지로드맵에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확대안이 담길 예정이다. 전용면적 85㎡ 이하 민영 아파트는 10→20%, 공공분양은 15→30%로 공급비중이 2배로 늘어난다. 대상도 혼인기간 5년 이내면서 자녀가 있는 무주택 가구에서 혼인기간 7년 이내인 무자녀 또는 예비 신혼부부로 넓어진다.

문제는 소득기준이다.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배우자가 소득이 있으면 120% 이하)’란 조건 때문에 중견기업 근로자 등 웬만한 맞벌이 부부에겐 ‘그림의 떡’이다. 예컨대, 맞벌이인 3인 가족의 경우 부부합산 소득이 586만 원을 넘으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이 늘어나 봤자 본인은 소득이 적으면서도 재산이 넉넉한 부모가 집값을 대주는 부유층 자녀의 내 집 마련 기회만 확대될 거란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전용면적 59㎡ 의 분양가가 11억 원에 달하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는 9월 신혼부부 특별공급 10가구 모집에 132명이나 몰렸는데 당첨자 중 20대가 30%(3명)였다.

부양가족수·무주택기간·통장가입기간 등으로 구성돼 젊은층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청약 가점제가 확대(투기과열지구 전용면적 85㎡ 이하 민간아파트 가점제 50→100% 적용)되면서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가점제 개편 후 현대건설·대림산업이 분양한 강동구 고덕동 ‘고덕아르테온’은 신혼부부 특별공급 127가구 모집에 247명이 접수했는데, 당첨자를 보니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4구 거주자가 64명(50%)이나 됐다. 이 아파트 역시 가장 작은 평형 분양가가 5억~6억 원대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000만 원의 소득을 더 번다고 대상 자체에서 제외하는 건 내 집 마련 기회를 빼앗는 셈”이라며 “소득별로 특별공급물량을 분할해 배정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활이 가능한 사람들을 위해 또는 강남 등 특정지역만 소득기준을 완화하기는 곤란하다”며 “부모의 부당지원이 없는지 자금출처 조사 등을 통해 편법증여를 차단하는 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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