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빠른 표준화·中企 참여… 관련 전문인력 양성에 총력
美, R&D 투자·인프라 확충… 고급인력 중심 생산시설 재편
日, 재흥전략·로봇신전략 수립… 30조엔 부가가치 창출 목표
인간과 인간, 사물과 사물, 인간과 사물을 상호 연결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더욱 지능화된 사회를 이끄는 4차 산업혁명 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일자리 문제가 최대 화두다. 시작은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1월 공개한 ‘일자리의 미래’(The Future of Jobs) 보고서였다. WEF는 이 보고서를 통해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향후 5년 동안 선진 15개국에서 일자리 500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거 3차례의 혁명에서 기술의 혁신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며 생산성을 늘리고 근무시간을 줄여 삶의 질을 끌어올렸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기계에 의한 생산이 시작된 1차 산업혁명(18세기 중반∼19세기 초)과 대량 생산체계를 구축한 제2차 산업혁명(19세기 말∼20세기 초)을 거쳐 정보기술(IT)의 시대로 정리되는 제3차 산업혁명(20세기 중반∼현재)을 지나오는 동안 농업인구의 비중은 80%에서 2%로 떨어졌지만 줄어든 농업인구보다 훨씬 많은 제조업 일자리가 생겼다. 산업혁명 초기에 주당 80시간이었던 노동시간은 오늘날 40시간 이하로 줄어들었다.
문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과거와 같은 식의 긍정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전문가들은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직접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주요 선진국들은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물결을 타고 나아가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국가는 독일이다. 독일의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 대비 정책은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과 ‘플랫폼 인더스트리 4.0(Platform Industry 4.0)’을 들 수 있다. ‘인더스트리 4.0’은 독일이 4년마다 갱신하고 있는 ‘하이테크전략 2020(2010년)’의 10대 프로젝트 중 하나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공장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은 이를 위해 2억 유로의 자금을 확보해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 표준, 위성통신 및 관련 분야 전문인력 양성 등을 추진 중이다. 2015년부터 시작된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은 ‘인더스트리 4.0’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다. 독일은 기존의 정책이 주로 연구·개발(R&D) 중심으로 이뤄져 실질적인 표준화와 실용화가 많이 진행되지 못했다는 판단 아래 빠른 표준화, 중소기업의 참여, 보안 강화, 관련 인력 양성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정책은 제조업의 해외유출을 국내로 되돌리기 위한 ‘첨단 제조 파트너십’(Advanced Manufacturing Partnership)이다. 과거에는 저렴한 인력이 많고 동일가격에 넓은 생산 시설을 건설할 수 있는 개발도상국으로의 제조시설 이탈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제 미국은 자국 내 제조업 이탈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자동화, 고급 인력 중심의 생산시설 등 개발도상국 대비 비교우위를 가지는 생산수단을 중심으로 생산시설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은 R&D 투자와 인프라 확충을 위해 산업 내 기술이슈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조업혁신센터를 국내 전역에 확대하는 ‘국가제조업혁신네트워크’(National Network for Manufacturing Innovation)로 발족시킨 배경이다.
일본은 ‘일본재흥전략’과 ‘과학기술이노베이션 종합전략’ ‘로봇신전략’ 등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있다. ‘일본재흥전략’은 2020년까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AI, 로봇 기술 등을 통한 30조 엔의 부가가치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학기술이노베이션 종합전략’은 제조시스템을 혁신하기 위한 정책으로 제조 관련 모든 데이터를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구축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이다. ‘로봇신전략’은 로봇강국으로서 일본의 경쟁우위를 지속하고 IoT 기술과의 연계를 통한 사회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이 피할 수 없는 미래인 만큼 과거 노동 관행의 변화에 따른 여러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김강식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8일 “4차 산업혁명 시대엔 다양한 근무 형태가 출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무리하게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들어 고용 유연성을 해치는 정책은 시대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특히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끌어들여 정규직은 좋고 비정규직은 나쁘다는 이분법적 인식을 가지면 안 되고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정규직 문제 등 현재의 갈등을 방치한 채 새로운 의제를 제시하면 다시 갈등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한꺼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는 만큼, 미래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전문가 토론과 변화에 따른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