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에 목매는 연예계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어 1위 감사합니다’라고 검색하면 8000건이 넘는 기사가 뜬다. 대부분 연예 관련 기사다. 최근에는 오랜만에 근황을 전한 배우 김민을 비롯해 컴백한 아이돌 그룹 뉴이스트W와 배우 정해인, 태항호 등이 검색어 순위에 오르자 자신의 SNS를 통해 이에 대해 소감을 밝혔다. 스타들의 이런 글은 재차 기사화되며 화제를 이어가는 순환 구조다. 검색어는 대중의 관심도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다. 이 때문에 인기와 인지도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연예인들에게는 검색어에 이름이 오르는 것이 중요하다. 영화나 드라마의 제작발표회, 복귀 가수의 쇼케이스가 열리면 제작 관계자들은 그들의 제목이나 이름이 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되는지 실시간으로 체크한다. “일단 톱10에 들어야 그 행사는 성공적”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검색어가 중요한 이유는 언론 보도 행태와도 연관된다. 인터넷 매체, 혹은 각 매체의 인터넷팀이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가 검색어다. 검색어 담당자들은 독립적 취재나 깊이 있는 시각을 반영하기보다는 실시간 검색어를 토대로 ‘어뷰징 기사’, 즉 검색어 기사를 양산하곤 한다. 한 인터넷 매체의 중견 기자는 “검색어는 곧 대중의 관심도를 반영하기 때문에, 검색어를 토대로 기사를 써야 대중의 클릭을 유도해 광고 수입의 기준인 자사 페이지뷰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특정 연예인의 이름이 검색어 1위에 오르면 순식간에 수백 건의 기사가 쏟아진다. 이 과정에서 현안에 대한 기사뿐만 아니라 시의성을 무시한 그들의 과거 행적에 초점을 맞춘 기사까지 무분별하게 쏟아진다. 지난 10월 30일 배우 김주혁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헤어진 연인들에 대한 기사를 양산하는 식이다.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제목은 더 자극적으로 달린다. 이 과정에서 해당 연예인의 이름은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며 인지도가 상승하는 효과를 누린다. 그래서 연예인들은 컴백을 앞두고 인기 TV나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넷 방송의 문을 두드린다. 한 유명 매니지먼트의 홍보팀장은 “MBC ‘무한도전’이나 ‘라디오스타’, SBS 라디오 ‘컬투쇼’ 등에 게스트로 출연하면 검색어 1위는 떼어놓은 당상이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 기사가 봇물 터지듯 나오며 엄청난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요즘 검색어 1위에 오른다는 것은 과거 스포츠 신문 1면을 장식했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색어 1위’는 양날의 칼이다. 연예인이 검색어 1위에 오르는 경우는 통상 두 가지다. 화제를 모으거나, 혹은 구설에 오르거나. 전자는 반갑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수습이 어렵다. 도마에 오른 사건의 진위가 분명치 않은 상황에서 어뷰징 기사의 제물이 되기 십상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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