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法 “연인 사이 인정된다”

자신보다 27살 어린 여성을 여중생 때부터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9년형을 받았다가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40대 남성에 대해 결국 무죄가 확정됐다.

5번의 재판 끝에 성폭행이 아니라 연인 사이에 ‘순수한 사랑’을 했다는 남성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시민단체가 국민 법감정에 어긋난 판결이라며 남성 처벌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정치권에서는 미성년자 의제강간죄 기준연령을 고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등으로 기소된 A(48) 씨에 대한 재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연예기획사를 운영한 A 씨는 2011년 아들이 입원한 병원에서 당시 15세이던 B양을 처음 만났다. A 씨는 연예인을 화제로 B 양과 가까워지면서 수차례 성관계를 했다.

이후 임신한 B 양은 가출해서 한 달 가까이 A 씨의 집에서 동거했다. 하지만 출산 후 B 양은 성폭행을 당했다며 A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기소된 A 씨는 B 양과 순수한 사랑을 나눴다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1심은 그에게 징역 12년을, 2심은 징역 9년을 선고했다. 15세 중학생이 부모 또래이자 우연히 알게 된 A 씨와 며칠 만에 이성으로 좋아해 관계를 맺었다고 수긍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유일한 직접 증거인 B 양의 진술을 선뜻 믿기 어렵다”며 1·2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B 양이 다른 사건으로 구속된 A 씨를 매일같이 면회한 점, “사랑한다, 많이 보고 싶다, 함께 살고 싶다”는 내용의 접견·인터넷 서신을 쓴 점, 카카오톡을 주고받으며 ‘자기’ ‘남편’이라고 호칭하는 등 연인 같은 대화를 나눈 점 등을 들어 B 양의 의사에 반한 성폭행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손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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