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교회를 위한 목회자협의회’ 등 개신교의 목회자 모임들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명성교회의 부자세습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자료사진
‘건강한 교회를 위한 목회자협의회’ 등 개신교의 목회자 모임들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명성교회의 부자세습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앤조이’ 집계 보도

뉴스앤조이가 제작한 전국 350개의 ‘교회 세습 지도’ 중 수도권 부분. 초록색이 직접 세습이며, 색깔별로 변칙 세습 양상을 구분했다.
뉴스앤조이가 제작한 전국 350개의 ‘교회 세습 지도’ 중 수도권 부분. 초록색이 직접 세습이며, 색깔별로 변칙 세습 양상을 구분했다.
명성교회 물의속 제보 쏟아져
매년 증가세… 수도권에 71%

감리회 세습금지법 만들었지만
아들·사위·며느리까지만 한정
처벌규정도 없어 실효성 잃어


대형교회인 명성교회의 부자세습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실제 국내의 교회세습 규모가 훨씬 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명성교회의 세습이 사회적으로도 비판을 받자 기존 조사에 잡히지 않았던 교회세습의 사례들이 속속 제보되면서 기존 집계의 두 배를 넘어 350개 교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개신교계 매체인 ‘뉴스앤조이’가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와 감리회세습반대운동연대(감세반연) 등의 조사 및 자체 제보 등을 집계한 데 따르면 현재 전국적인 세습교회의 수는 350개였다. 이는 지난달 26일 현재 세반연이 집계해 홈페이지에 공개한 147개보다 크게 늘어난 숫자이고 앞으로도 더 드러날 전망이다. 뉴스앤조이 측은 “실제 제보는 더 많지만 확인 중”이라며 “목사 간 친족 여부 등을 철저히 체크한 뒤 집계에 포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숫자가 늘어난 것은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소속 목회자들로 구성된 감세반연이 교단 내 세습교회를 조사·집계해 194개의 교회를 지난달 22일 발표한 것이 한몫했다. 감리회는 2012년 국내 개신교 중 최초로 세습금지법을 만든 교단이다. 감세반연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세습 발생 건수가 그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1999년 이전 세습된 9개 교회를 포함한 2011년까지 교회세습이 104건이었고, 2012년부터 올해까지 90건이었다. 매년 건수로 비교하면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이다. 세습교회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전국 연회 중 중부·경기·서울남·서울·중앙연회의 세습교회 비율이 71%에 달했다. 감세반연 측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세습금지법이 동일교회의 아들, 사위, 며느리 관계로 한정했고 처벌규정이 없기 때문”이라며 “2012년 이후 친족관계의 다양한 세습과 변형된 교차세습이 주를 이루면서 세습금지법이 실효성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이번 뉴스앤조이의 집계에서 감리회의 조사가 추가되며 교단별 세습교회의 비중은 감리회가 217건(62%)으로 가장 높았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이 36건(10%), 기독교한국침례회(침례회)가 16건(4%)으로 뒤를 이었다. 세습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는 교단의드러나지 않은 세습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감리회 교회를 제외하고 이번에 집계된 지역별 교회세습 비중도 경기(29.3%), 서울(26.4%), 인천(14.2%) 순으로 수도권이 70%에 달했다.

앞서 등록 교인이 1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장로교회인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는 사실상 부자 세습 절차를 완료해 교단 안팎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은 세습방지법을 두고 있으나 세습을 막진 못했다.

명성교회가 속한 예장통합 총회의 서울동남노회는 지난달 24일 명성교회가 청원한 김하나 새노래명성교회 목사 청빙안을 가결했다. 김 목사는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이다. 부자가 각각 담임목사로 있는 두 교회를 합병하는 형식을 띤 ‘변칙세습’이라고 교계에서는 비판하고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에 나온 대형교회의 세습에 대해 예장통합 소속 목회자 538명이 세습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교회개혁실천연대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개신교계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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