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적 행동 받아들일수 없어”
이스라엘을 몰래 방문한 영국의 국제개발부 장관이 논란 끝에 사임했다. 이스라엘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등 이스라엘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곳까지 원조를 하는 부처의 장관이 이스라엘에 편향적인 행동을 했다는 비판이 거셌기 때문이다. 성 추문으로 국방장관이 사임한 데 이어 연이은 장관의 사임으로 테리사 메이 총리 내각은 혼란에 빠졌다.
8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을 방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 이스라엘 정계 주요 인사들을 만난 프리티 파텔(사진) 장관이 사임했다. 메이 총리는 파텔 장관의 이스라엘 방문설이 알려진 뒤 곧바로 당시 아프리카 케냐에 있던 그를 소환해 경위를 묻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텔 장관은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과드린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고 메이 총리는 이를 받아들였다.
영국 고위 공직자들이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지만 외교적 민감성이 커 이스라엘을 방문한 공직자들의 동선은 영사관이 모두 관리·통제한다. 이스라엘 방문은 항상 외교부 직원들을 동행해야 하며 영국 정책을 반영하는 의제만이 이스라엘 정계 인사들과의 대화 주제가 된다. 파텔 장관의 이스라엘 방문은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특히 현재 이스라엘 정부는 영국 국제개발부에 팔레스타인에 대한 원조를 줄일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에 대한 ‘BDS 운동’(불매(Boycott)·투자 철수(Divestment)·경제제재(Sanction))에 대항해 각국에 로비를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월에는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샤이 마소트가 영국 보수당 소속의 교육부 차관 보좌관과 만나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영국 정치인들을 거론하면서 그들을 끌어내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교적 절차를 모두 무시하고 이스라엘 주요 인사들을 만난 것은 영국 당국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가디언은 “파텔 장관의 이스라엘 방문은 영국의 정책에 영향력을 미치려 하는 이스라엘에 큰 선물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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