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에 붉은색 스프레이를 칠한 30대 남성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박종학 판사는 박 전 대통령의 흉상에 붉은색 스프레이를 칠한 뒤 ‘철거하라’는 문구를 쓴 혐의(특수재물손괴)로 기소된 최모(33) 씨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최 씨는 지난해 12월 5일 영등포구 문래근린공원에 있는 박 전 대통령 흉상의 얼굴과 좌우 계급장, 가슴 부분에 빨간 스프레이를 뿌린 뒤 흉상이 놓인 좌대에 ‘철거하라’는 문구를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 씨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정희는 일왕에게 충성을 다짐하고 만주군에 합류한 친일 군인이었고,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했으며, 경제발전을 빌미로 수많은 비민주적 행위와 법치를 훼손한 인물”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최 씨는 “영등포구청도 서울시청도 흉상에 대한 시설물관리대장이 없으니 소유권이 없는 물건을 철거하라는 취지였다”고 밝힌 바 있다.

박 판사는 “영등포구청이 흉상을 둘러싼 갈등에 명백한 의사 표시를 하지 않았지만, 구청 소유가 아니라고 볼 수 없고 과거에도 흉상 훼손으로 유죄 판결이 나온 바 있다”며 “(최 씨가) 흉상 철거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여론을 조성하거나 청원을 하는 등 절차를 취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최 씨는 항소하기로 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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