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비행을 두 번 다녀왔더니 어느새 가을이 깊다. 노랗고 빨간 빛깔로 곱게 물든 단풍잎을 보니 밴쿠버에서 본 쨍하게 선명했던 파란 가을 하늘과 그 아래 아름답게 대비되던 빨간 단풍나무가 떠오른다. 입사 초기에 센트럴파크에서 만끽했던 뉴욕의 가을도 생각난다. 일상 속에서 문득 다른 생경한 풍경을 떠올리며 미소 지을 수 있다는 건 소소한 즐거운 경험이다. 그것이 때론 힘겨운 삶을 견디게 해주는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나는 여행을 다녀오며 또 다음 여행지를 물색하는 소위 ‘여행 중독자’다.
승객들과 대화할 때 “어느 나라가 가장 좋았어요?” “지금 가는 도시에서 어디를 가보면 가장 좋을까요?” 같은 질문을 종종 받는다. 흔히 경험하는 일이지만 매 순간 답할 말이 선뜻 떠오르지는 않는다. 여행지를 고르는 데는 정답이 없고 저마다의 취향이 많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태국 방콕에서 헤매다 우연히 찾아간 음식점의 팟타이(태국식 볶음쌀국수)와 솜땀(태국식 파파야샐러드)의 맛에 반해 시간 날 때마다 방콕을 찾고 있다. 그 팟타이 집이 내가 방콕에 머물 호텔을 정하는 기준이 됐고, 그 주변에서 만족스러운 마사지 가게도 발견해 어느 여행책자에도 없는 나만의 보물 같은 ‘방콕 여행지도’가 완성됐다. 베트남 호찌민의 한 카페에는 기막힌 연유커피와 착한 바리스타가 있다. 작지만 스타일리시한 이곳에서 반미(베트남식 바게트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물고 아오자이를 입은 여성들의 오토바이 행렬을 바라보는 여유는 이 나라의 그 어떤 명소보다도 내게 알찬 행복과 힐링을 선물해준다. 거기다 최근 다이아몬드 같은 부티크 호텔을 알게 된 터라 당분간 호찌민은 내 여행지의 1순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주에 발리를 다녀왔다. 한적한 누사두아비치 앞의 간판도 없는 작은 가게에서 석양을 눈앞에 두고 마신 빈땅 맥주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순박한 주인아주머니와 세 살 아이의 일상이 이어지던 소박한 공간. 그들의 순수한 웃음이 묻어나는 그곳에서 그간 바쁜 일상으로 한동안 마주하지 못했던 해가 저물어가는 순간을 오롯이 체험했다. 이토록 소중하고 경이로운 시간을 너무나 가볍게 허비하며 살지는 않았는지 겸허한 마음으로 반성했다. 하루하루가 이렇게 아름답고 소중하며, 거대한 우주 속의 인간은 한없이 작은 생명체에 불과한데 아등바등 이기적인 마음에 젖어 살지는 않았는지 상념에 잠겼던 것 같다. 앞으로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말자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자니 어느새 별이 무수한 밤이 찾아와 있었다. 바다 위의 별들을 보며 하루를 진정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대한항공 승무원
승객들과 대화할 때 “어느 나라가 가장 좋았어요?” “지금 가는 도시에서 어디를 가보면 가장 좋을까요?” 같은 질문을 종종 받는다. 흔히 경험하는 일이지만 매 순간 답할 말이 선뜻 떠오르지는 않는다. 여행지를 고르는 데는 정답이 없고 저마다의 취향이 많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태국 방콕에서 헤매다 우연히 찾아간 음식점의 팟타이(태국식 볶음쌀국수)와 솜땀(태국식 파파야샐러드)의 맛에 반해 시간 날 때마다 방콕을 찾고 있다. 그 팟타이 집이 내가 방콕에 머물 호텔을 정하는 기준이 됐고, 그 주변에서 만족스러운 마사지 가게도 발견해 어느 여행책자에도 없는 나만의 보물 같은 ‘방콕 여행지도’가 완성됐다. 베트남 호찌민의 한 카페에는 기막힌 연유커피와 착한 바리스타가 있다. 작지만 스타일리시한 이곳에서 반미(베트남식 바게트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물고 아오자이를 입은 여성들의 오토바이 행렬을 바라보는 여유는 이 나라의 그 어떤 명소보다도 내게 알찬 행복과 힐링을 선물해준다. 거기다 최근 다이아몬드 같은 부티크 호텔을 알게 된 터라 당분간 호찌민은 내 여행지의 1순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주에 발리를 다녀왔다. 한적한 누사두아비치 앞의 간판도 없는 작은 가게에서 석양을 눈앞에 두고 마신 빈땅 맥주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순박한 주인아주머니와 세 살 아이의 일상이 이어지던 소박한 공간. 그들의 순수한 웃음이 묻어나는 그곳에서 그간 바쁜 일상으로 한동안 마주하지 못했던 해가 저물어가는 순간을 오롯이 체험했다. 이토록 소중하고 경이로운 시간을 너무나 가볍게 허비하며 살지는 않았는지 겸허한 마음으로 반성했다. 하루하루가 이렇게 아름답고 소중하며, 거대한 우주 속의 인간은 한없이 작은 생명체에 불과한데 아등바등 이기적인 마음에 젖어 살지는 않았는지 상념에 잠겼던 것 같다. 앞으로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말자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자니 어느새 별이 무수한 밤이 찾아와 있었다. 바다 위의 별들을 보며 하루를 진정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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