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2개월연속 내림세
휘발유 가격 연초대비 3배
“배추값 올라 김장도 못해”
北, 도발멈춘채 ‘자강’ 강조
“유아·임산부 피해” 성명도
‘제재 고통 드러낸 것’ 분석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9월 15일) 이후 57일째 군사적 도발을 멈추고, 최근 자력 자강과 주체 경제 등을 강조하고 나선 것에 대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효과가 본격화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이 최근 대북 제재로 임산부와 영유아 피해가 심각하다는 취지의 성명을 잇달아 내놓은 것 역시 대북 제재 효과에 대한 방증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10일 정부가 공개한 9월 북·중 무역 동향 분석 결과를 보면 9월 양국의 무역총액은 4억400만 달러(약 4515억 원)로, 8월(5억9900만 달러)과 비교해 32.6%나 줄었다.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51.5%로 급감했고, 수입 역시 15.7% 감소했다.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2371호에서 금지한 석탄, 철광석, 수산물 등 수출은 0으로 나타났다. 섬유류(-22.4%)와 쌀(-67.6%)·옥수수(-91.7%) 등 수입도 전월 대비 크게 줄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증가 추세였던 북·중 무역 통계가 8∼9월 연속 하락하기 시작했고,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10월 수치를 보면 하락 추세가 더 확실해질 것”이라며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연초 대비 3배로 급등한 이후 한 달 사이 20∼30%가 오르내리는 등 제재 초기 효과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9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미·중 정상회담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제재 여파로 북·중 국경지대의 많은 사업체가 문을 닫고 있다”고 밝혔다.
제재로 북한의 경제적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신호도 지속적으로 감지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0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흉작으로 야채 값이 오르면서 북한 주민이 김장도 담그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내부적으로는 ‘자력 자강’ ‘주체 경제’를 통해 대북 제재를 무력화할 것이라고 선전하면서도, 외부적으로는 유엔 제재의 부당성과 고통을 호소하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것도 제재가 효과를 보이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제네바유엔사무국 및 국제기구 주재 조선상설대표부는 지난 5일 “미국의 끈질긴 압력으로 일부 줏대 없는 나라들은 대조선 제재 결의 이행 명목으로 우리나라에 환자들과 어머니 및 어린이 건강을 위한 의료 설비와 의약품들이 납입되지 못하도록 차단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만 대북 제재 효과가 초기 단계여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북한이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농수산물 수출에 열을 올리거나 밀무역에 몰두하는 모습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10일 RFA가 보도한 러시아가 나진-하산 지역 철도를 통해 대북 석탄 수출을 지속하고 있다는 내용 역시 여전히 대북 제재의 구멍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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