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지난 6개월 동안 추진한 고용·노동정책은 ‘소득주도성장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고용 안정성 강화와 근로자 처우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발맞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쉬운 해고를 가능하게 하는 양대지침의 폐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근로시간 단축 등 많은 친노동 성향의 정책이 쏟아져 ‘운동장’이 노동계 쪽으로 기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이 같은 급격한 노동 정책 변화를 충분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못한 상황에서 가속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9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간의 근로자 임금을 국고로 충당해 주기로 발표한 정책이 대표적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에 따른 급한 불을 우선 끄고 보자는 취지였지만, 민간기업 근로자의 임금을 국가가 직접 지원하는 정책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일자리 확대 정책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정책을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며 속도 조절을 주문하고 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0일 “지난 6개월은 정부가 국정과제를 실천하고 추진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당장 성과를 판단하긴 무리이지만,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시도는 재정적으로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강식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내놓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 대상인 공공부문 비정규직은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업무가 많아 오히려 경영 합리화의 대상”이라며 “고용 안정성 확보도 중요하지만, 재교육을 통한 직무전환으로 새로운 직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게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한 올바른 방안”이라고 말했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규제 완화 노력이 미흡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가열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일자리와 관련된 모든 곳에 직접 개입하고 예산을 투입하는 일은 비효율적이고 한계가 있다”며 “씨를 뿌리되 그중에서 잘 자라는 것을 골라내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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