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자의 ‘절제 美’서 영감얻어
세계 거장 치퍼필드가 설계
“아름다움으로 세상 바꾸자”
‘글로벌 K뷰티’ 본산으로
아모레퍼시픽을 글로벌 100대 화장품 기업중 7위 규모로 키운 서경배(사진) 회장이 기업이 태동한 서울 용산에서 3번째 신사옥 시대를 열었다. 한국식 건축문화의 집념이 배인 백자 달항아리형의 사옥을 새로 선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를 계기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며 ‘K-뷰티 본산’으로써 자긍심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14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1956년, 1976년에 이어 용산구 한강로 같은 장소에 세번째 사옥을 완공하고 오는 20일부터 아모레퍼시픽, 에뛰드, 이니스프리, 에스쁘아, 아모스프로페셔널, 에스트라 등 주요 뷰티 관계사 임직원 3500명이 순차적으로 입주 절차를 밟는다.
지하 7층, 지상 22층, 연면적 18만8902㎡ 규모의 신사옥은 7000여 명이 동시에 근무할 수 있는 메머드급 건물로, 영국의 세계적 건축가인 데이비드 치퍼필드(64)가 설계했다. 화려한 기교는 배제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표방했다. 편안하고 풍부한 느낌을 주는 백자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아모레퍼시픽 측은 설명했다.
사옥 인근 신용산역을 연결하는 지하 공공보도는 건축가 이승택·임미정씨, 사옥 뒤쪽의 공원관리실은 건축가 양수인 씨가 맡는 등 국내의 젊은 신진 건축가와 디자이너들도 폭넓게 참여했다. 이는 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서 회장은 용산 신사옥을 통해 한국 건축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은 뜻을 밝혀 왔고, 다양한 국내외 건축가들과 협업을 진행했다.
새 사옥은 임직원의 ‘건강한 오피스 라이프’를 지원하자는 취지로 자연 채광에 최적화했다. 건물 내에는 3개의 정원이 들어섰다. ‘루프 가든’으로 5층, 11층, 16층에 소통하고 휴식할 공간을 마련했다.
1∼3층에는 연속으로 이어진 대형 공용 공간인 ‘아트리움’을 배치해 직원, 시민 누구나 찾아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로비, 라이브러리 등을 통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상업시설을 최소화고 공익적 성격의 공간으로 꾸민 것. 통상 수익성을 따져 저층부를 상업시설로 채우는 일반 오피스 빌딩과 차원이 다르다. 지열, 태양광, 태양열을 적용한 친환경 건물로 설계해 에너지를 절감하도록 했고, 직원끼리는 소통을 원활히 하도록 오픈형 데스크와 인체공학 의자를 배치했다.
아모레퍼시픽에게 서울 중심부인 용산은 각별한 터다. 창업주인 서성환 선대회장이 사업의 기틀을 다지고 10층 규모의 신관도 준공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서경배 회장은 “기업 성장의 오랜 역사를 함께 한 용산에 다시 자리를 잡은 것을 계기로 아름다움으로 세상을 바꾸는 ‘원대한 기업(Great Company)’비전 달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로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