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밤 신태용號 평가전

체격 좋지만 세밀함 떨어져
전담 마크 등 집중력 높여야


축구대표팀의 수비 불안은 고질적인 문제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를 2위로 통과했지만 10경기에서 10실점했다. 최다 실점 공동 2위. 이 때문에 10경기에서 11골을 넣어 최다 득점 1위를 하고도 막판까지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하지 못해 가슴을 조려야 했다.

수비 불안은 지난 10월 유럽 원정에서도 연출됐다. 러시아와의평가전에서 4골, 모로코전에서 3골이나 헌납했다. 호흡이 맞지 않는 수비진은 상대의 조직적인 공격에 대응하지 못하고 무너지기 일쑤였다. 지난 10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는 조직력의 아쉬움은 다소 해결됐지만, 세트피스로 1골을 허용했다. 좌우 측면을 담당하는 김진수(25), 최철순(30·이상 전북 현대)은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공수에서 안정된 플레이를 펼쳐 합격점을 받았다.

반면 중앙 수비수들은 기대에 못 미쳤다. 장현수(26·FC 도쿄), 권경원(25·톈진 취안젠)은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체격조건, 체력에선 밀리지 않았지만 세밀함이 떨어져 골을 내줬다. 장현수는 187㎝, 권경원은 188㎝, 또 하나의 중앙수비 자원인 김영권(27·광저우 에버그란데)은 184㎝. 제공권 장악력은 좋지만 빠른 침투 대응력엔 흠이 있다는 평가다. 역할 분담이 원할하지 않고, 세트피스에선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전담 마크를 해야 할 선수를 놓쳤다. 콜롬비아전 실점이 대표적이다. 신태용(47) 대표팀 감독이 발탁한 권경원은 특히 경험 부족이 눈에 띈다.

대표팀은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으며, 조직력과 투지가 살아났다. 중앙수비가 안정을 찾는다면 금상첨화다. 신 감독은 “콜롬비아전에선 수비 대응이 미흡했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집중도를 높여 훈련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14일 오후 8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선 중앙수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세르비아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38위로 대표팀(62위)보다 크게 앞선다.

세르비아는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 D조에서 웨일스(14위)를 제압하고 1위로 본선에 올랐다.

특히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187㎝·뉴캐슬),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188㎝·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191㎝·라치오) 등 장신자가 여럿이다.

세르비아는 힘을 앞세우며, 무척 공격적이다. 유럽예선 D조에서 10경기를 치러 가장 많은 20골을 넣었다. 대표팀의 중앙수비를 점검하고, 단련하기엔 안성맞춤인 파트너. 신 감독은 “지금까지 유럽에 약했지만 유럽, 세르비아를 극복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정면으로) 부딪히면 월드컵에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공법을 예고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허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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