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태평양 지역 번영 협력
亞패권 놓고 美·中경쟁 가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중국의 경제·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 4개국이 ‘쿼드 블록(Quad bloc)’ 결성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패권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지난 12일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국장급 관리들이 만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와 개방, 번영, 통합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 4개국은 지난 2007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쿼드 블록’ 아이디어를 제기한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마침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중국에 맞서는 ‘인도-태평양 구상’을 내놓고 이 지역에서의 미국의 주도권 확보 전략을 구체화했다.

쿼드 블록 논의는 그동안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인도와 호주의 주저로 진척을 보지 못했지만 이번에 걸음을 떼게 됐다. 인도와 호주는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통해 주변 지역에 대한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강화하면서 미국 중심의 안보 협력체 논의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인도-태평양 구상의 핵심도 인도를 끌어들여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아·태 지역 영향력을 견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아시아 지역 정상들과 만나 “이 지역의 미국 파트너들이 강해지고 번영하길 원하며, 어떠한 국가의 위성국이 되지 않길 바란다”며 중국을 의식한 발언을 했다. SCMP는 “쿼드는 중국의 군사, 경제적 영향력에 대항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미국의 대응”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역 협력이 정치 이슈화하거나 특정국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 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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