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용산구 용문동이 최근 풍물 소리로 들썩이고 있다. 거리 곳곳에 달린 청사초롱은 축제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다. 300년 이상 이어져 온 지역 최대 전통문화 행사인 ‘제35회 남이장군 사당제’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행사는 용산구의 지원을 받아 남이장군 사당제 보존회가 매년 음력 10월 1일에 맞춰 진행한다.
올 행사 기간은 14일부터 19일까지다. 걸립(乞粒·집집이 다니며 풍물을 치고 축원을 해주며 돈과 곡식을 얻는 일) 활동을 통해 행사 경비를 마련하고 16일 저녁 전야제와 꽃등 행렬(꽃받기) 의식을 치른다.
용문동과 이웃한 산천동에는 남이장군의 첫 번째 부인을 모신 ‘산천동 부군당(효창원로15길 7)’이 있다. 남이장군 사당제(사진)에 맞춰 주민들이 이곳 부군당에서 꽃을 가져오는데, 이를 꽃받기라 한다. 장군을 선두로 꽃등을 든 주민 100명이 행렬에 참여한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17일 진행되는 당제와 장군 출진식이다. 당제는 장군의 업적을 추모하고 주민의 무병장수와 생업 번영을 기원하는 제사다.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이어지며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신위에 첫 번째 술잔을 올리는 초헌관(初獻官)으로 당제에 참여한다.
이어 남이장군이 여진족을 토벌하기 위해 군병을 훈련해 출진하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된다. 보존회기를 선두로 용기·대취타·도원수기·장군·부장·영기·군졸·제관·연등 순서로 행진이 이어진다. 18일에는 ‘당굿’이 이어진다. 간신의 무고로 억울하게 처형된 장군의 넋을 달래는 12거리 굿이다. 19일 사례제와 대동잔치를 끝으로 사당제가 마무리된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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