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회에서 보수와 진보는 각기 장점이 많습니다. 서로 배제하기보다 열린 보수와 열린 진보로 만난다면 교회와 사회를 위해 더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진보적인 개신교 교단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는 김영주(65·사진) 총무가 오는 20일 퇴임한다. 14일 퇴임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 총무는 “보수와 진보 교회가 함께하는 ‘남북나눔운동’을 해봤다. 각각 ‘충실한 신앙’과 ‘사회개혁’이라는 방점은 다를 수 있지만, 서로 화합하며 모범적으로 사업을 벌여왔다”고 보수와 진보교회의 협력 사례를 들며 이같이 말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NCCK에서 인권국장, 일치협력국장 등을 지낸 그는 2010년 총무로 선출돼 7년간 NCCK를 이끌어왔다.
김 총무는 “보수적인 목회자로 끝났을 수도 있었지만, NCCK에서 일하며 세상을 통해 교회를 보고 교회를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김 총무의 재임 기간 중 NCCK는 교단장 중심에서 여성, 청년 등의 개신교 연합기관들이 운영에 참여했고, 한국정교회와 한국루터회 등이 가입하며 교회일치의 외연도 넓어졌다. 특히 그는 “한국교회가 금기시해온 성소수자와 이슬람에 대한 이해와 관심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게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총무의 퇴임을 앞두고 한국 개신교는 종교인 과세 반대와 명성교회의 목회세습 등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그는 “교회는 단지 신앙인들이 모이는 사적 공간이 아니라,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공적 기능을 하는 투명한 공간이다. 교인들이 우리끼리 잘하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한다면, 그건 사교집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여기서’ 선(善)을 베풀지 않고 큰 교회만 지향하거나, 불법으로 교회를 세습하는 것은 이미 교회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퇴임과 함께 1979년 설립된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으로 취임하는 김 총무는 “이웃 종교들과 함께 통일운동에 민간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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