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신탁’ 탓 후보찾기 난관
반대 국민여론 적은것도 한몫
헌재소장·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절차 영향줄까 우려
내년 예산안 처리에도 빨간불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홍종학(사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 보고서를 국회에 재송부 요청하기로 한 것은 더 이상 정부 1기 조각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재송부 요청 기한인 20일까지 국회가 인사청문 보고서를 처리하지 않더라도 홍 후보자에 대한 임명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홍 후보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 들어 국회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되는 다섯 번째 고위 공직자가 된다.
문 대통령이 홍 후보자 임명 감행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은 정부 1기 조각을 더 이상 미룰 경우 혁신성장 등 정부의 핵심 정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역대 정권 중 1기 조각이 가장 지연됐던 사례는 1998년 김대중 정부 때로, 김종필 총리의 임명을 두고 여야 간 대립이 이뤄지며 175일이 걸렸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1기 조각은 현재 190일이 지나도록 완료되지 못한 상태다. 홍 후보자를 대체할 만한 후보자를 새로 찾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됐다. 청와대는 본래 중기부 장관에 현장 경험이 풍부한 벤처 기업인을 앉히려 했지만 백지 신탁 문제에 걸려 후보자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청와대와 여당은 홍 후보자가 증여세, 딸의 국제중 입학 등 문제로 비판을 받았지만 불법적 요소가 드러나지 않았고, 국민 여론도 임명 반대 기류가 강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홍 후보자의 임명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홍 후보자의 임명이 지연될 경우 22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새로 지명할 감사원장 후보자와 연계돼 영향을 받을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홍 후보자 임명이 실제 강행될 경우 새 정부의 국정과제 실현과 맞물린 내년도 예산안과 주요 민생·개혁 법안 처리에는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야당은 앞서 ‘인사-예산 연계’를 시사한 바 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홍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면 다른 인사, 내년도 예산안과의 연계 등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홍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야당에 인사 협치를 요구하는 게 순리”라고 했다.
유민환·장병철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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