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베부인과 권력투쟁끝 경질
해외도피 중… 소재 파악 안돼
쿠데타주도 치웬가장군도 후보


군부가 주도한 쿠데타로 세계 최고령 독재자인 로버트 무가베(93) 대통령의 퇴진이 예상되면서, 짐바브웨를 이끌 다음 지도자가 누구일지에 대한 예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로써는 에머슨 음난가그와(75·사진) 전 부통령이나 쿠데타를 주도한 콘스탄틴 치웬가(61) 장군 등이 유력하게 손꼽히고 있다.

15일 더 사우스아프리칸과 선데이 익스프레스 등은 짐바브웨의 차기 지도자로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을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민첩한 행동력으로 별명이 ‘악어’인 그는 현재 짐바브웨 국민 사이에서 압도적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쿠데타는 무가베 대통령이 부인인 그레이스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기 위해 그를 “반정부 모의를 했다”는 이유로 경질, 군부의 반발을 불렀던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10대 시절부터 집권 여당인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 소속으로 정치 활동을 했다. 짐바브웨가 1980년 영국에서 독립하고 무가베 대통령이 집권한 뒤 국방장관·치안장관 등을 맡으며 2인자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그레이스와의 권력투쟁 끝에 밀려나 경질된 후 해외로 도피했다. 현재 정확히 어느 나라에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쿠데타를 주도한 군부가 직접 통치를 맡을 가능성도 있다. 쿠데타를 주도한 군부의 수장인 치웬가 장군 등도 후보군에 올라 있다. 그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해방전쟁 참전용사 출신 정당 인사들을 겨냥한 숙청을 당장 멈추라”며 무가베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고 빠르게 병력을 동원해 수도 하라레를 장악했다. 한편 이날 ZANU-PF의 40~50대로 구성된 젊은 단체 G40의 대표인 쿠드자나이 치팡가는 성명을 내고 군부를 비난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가택연금 상태에 있고 그레이스는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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