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통해 선정된 임직원
자유로운 근무환경서 연구
5년간 180개 프로젝트 진행
도전의식·기업가 정신 키워
‘스타트업 삼성 혁신’ 선언
직급·호칭 파괴 지속적 실험
실행·열린 소통 문화 지향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는 메모지에 원하는 내용을 간편하게 출력할 수 있는 휴대형 메모 프린터.’
‘허밍으로 작곡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소방관의 눈 역할을 대신하는 열화상 카메라의 가격과 중량을 획기적으로 낮춘 혁신적인 카메라.’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마술 상자’가 있다. 삼성전자가 조직에 활력과 창의력, 도전정신 등을 불어넣기 위해 도입한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Creative Lab)’이다.
1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C랩을 통해 지난해 6월 창업한 ‘망고슬래브’는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신개념 프린터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잉크, 토너 교체 없이 종이만 갈아 끼우면 점착식 메모지에 원하는 내용을 출력할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15일 제품 판매를 본격화하면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역시 C랩 출신인 ‘쿨잼컴퍼니’는 허밍으로 작곡할 수 있는 ‘험온’ 앱으로 최근 세계 3대 음악 박람회 ‘미뎀랩 2017’에서 우승하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C랩 과제로 개발해 기증한 열화상 카메라 1000대는 최근 전국 소방서에 배치됐다. 1㎏이 넘는 기존 카메라는 양손을 자유롭게 쓸 수가 없어 진화와 구조 작업에 적잖은 어려움을 줬다. 하지만 무게를 350g으로 줄인 이 제품은 불길과 연기로 앞이 보이지 않는 속에서도 발화 지점과 구조가 필요한 사람의 위치, 지형지물, 대피 타이밍 등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삼성전자가 2012년 말 도입한 C랩은 창의적인 끼와 열정이 있는 임직원에게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임직원은 일정 기간 현업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근무환경에서 스타트업처럼 근무할 수 있다.
2017년 8월까지 약 180여 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됐고, 750여 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또 올해 4월 5개, 10월 7개 과제가 별도 법인으로 독립하면서 현재까지 모두 32개의 스타트업이 C랩을 통해 탄생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창의적인 비즈니스 영역을 발굴하고, C랩을 경험한 임직원이 자유롭게 도전하는 스타트업 스타일의 연구 문화 조성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랩의 가장 큰 차별점은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으므로 높은 목표에 대해 더욱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전 임직원의 도적의식을 자극하고 기업가 정신을 가진 숨은 인재들을 발굴할 뿐만 아니라, 외부와 소통하는 계기 또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얘기다.
스타트업처럼 빠르게 실행하고 열린 소통의 문화를 지향하면서 지속적인 혁신을 해 가는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한 삼성전자의 실험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3월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 관행을 과감히 떨쳐내고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의식과 일하는 문화를 혁신하는 ‘스타트업 삼성 컬처 혁신’을 선언했다.
‘스타트업 삼성’이라는 슬로건에는 조직 문화 혁신을 새로 시작해, 스타트업 기업처럼 빠르게 실행하고 열린 소통의 문화를 지향하면서 지속적으로 혁신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또 임직원 간 공감대를 형성해 삼성 특유의 강한 ‘승부근성(Winning Spirit)’을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6월에는 창의적이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 조성을 위한 인사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는데, 올 3월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다. 기존의 7단계였던 직급을 4단계로 단순화하고, 직원 간 호칭을 ‘○○○ 님’ 등으로 부르도록 하는 직급 및 호칭 파괴 실험 등이 핵심이다.
또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 강화를 위해 직급 단계를 차례대로 거치는 대신 ‘동시 보고’를 활성화하고, 형식에 치우치지 않고 간결하게 핵심 내용을 전달하는 보고 문화가 정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필요한 인원만 참석해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회의의 결론을 도출해 이를 준수하도록 하는 효과적인 회의 문화 확산 노력도 컬처 혁신의 하나다.
상급자의 눈치를 보며 퇴근하지 않는 ‘눈치성’ 잔업과 불필요한 ‘습관성’ 잔업 등을 근절하고 직원들이 연간 휴가계획을 사전에 자유롭게 수립해 충분히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워크 앤드 밸런스’도 권장하고 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제작후원: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 SK, LG, LG화학, 롯데, 포스코, 한화, 두산, 한진, CJ,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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