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16일 오전 광주 북구 중흥어린이집에서 광주 북구청 재난안전팀 지도로 원생들이 지진 대비 훈련을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16일 오전 광주 북구 중흥어린이집에서 광주 북구청 재난안전팀 지도로 원생들이 지진 대비 훈련을 하고 있다.
인터넷 근거없는 주장 난무
환경단체 “탈원전 속도내야”


15일 경북 포항시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 이후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한 ‘원전 괴담’이 양산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모든 원자력발전소를 대상으로 설비 점검을 한 결과 이상이 없다”고 밝혔으나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환경단체들은 지진 발생을 계기로 정부에 ‘탈(脫)원전’ 정책을 더 신속하고 완전하게 추진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16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렇게 지진이 발생하다 보면 결국 영화 ‘판도라’ 내용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괴담이 퍼져 나가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이 영화는 강진에 원전이 폭발해 국가적 재앙이 일어난다는 내용.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원전 내진 설계를 했더라도 시공은 안 했을 거다” “원전이 터질 수도 있으니까 경주도 긴장해야 한다” “원전이 꼭 필요하다면 그나마 안전한 수도권에 지어야 한다” 등의 근거 없는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실제로는 지진 이후 국내 원전 모두 이상 없이 운영됐다. 한수원에서 원전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점검 결과를 내놓았음에도 환경단체들은 시민들의 불안을 틈타 탈원전을 압박하고 나섰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성명을 내고 “탈핵 정책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지진은 역대 두 번째로 강한 지진으로, 그간 지적됐던 것처럼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예”라며 “더 큰 사고가 나기 전에 핵발전소 건설을 멈추고 적극적인 탈핵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요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지난해 경주 지진에 이어 한반도 동남부 양산단층대에서 발생했다”며 “동남부 일대 원전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포항 지진은 경주 지진 규모 5.8에 비해 작지만, 진원지 깊이가 8㎞로 경주 지진 진원지 깊이인 15㎞보다 얕다”며 “지난해 경주에 이어 발생한 이번 지진으로 양산단층대가 본격적인 활동단계에 들어간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원전 내진 설계는 지진이 원전 바로 밑에서 일어난다는 가정하에 됐다”며 “가장 노후했다는 월성 원전조차 1초에 2m 거리를 밀려날 정도의 힘이 가해져도 버틸 수 있게 설계돼 있는데, 지나친 괴담으로 시민들 사이에 불필요한 불안감이 조성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아·김성훈 기자 kimhaha@munhwa.com

관련기사

김현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