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사건과 관련해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둔 것으로 알려진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1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사건과 관련해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둔 것으로 알려진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1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전병헌 靑 정무수석 辭意

檢수사 조여오자 ‘직’ 내려놔
“어떤 불법도 관여한 바 없어
언제든 檢 나가 소명하겠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16일 사의를 밝힌 것은 현직 수석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경우 문재인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취임 6개월이 지나도록 문재인 정부 조각 작업도 완료되지 못한 가운데 비리 혐의로 핵심 요직인 수석이 낙마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정치적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 수석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서 돌아온 뒤 청와대와 여권 내에서 사퇴 불가피 기류가 강하자 결국 사의를 표명하기로 했다.

여권 관계자는 “정말 억울하다면 결백을 증명한 뒤 다시 돌아오면 될 것”이라며 “그것이 본인이나 대통령에게 모두 좋다”고 말했다. 전 수석이 “결과적으로 (대통령께) 누를 끼치게 되어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현직 수석 비서관이 검찰 조사를 받은 전례는 찾기 힘든 것도 전 수석을 압박하는 요소였다. 지난 2011년과 2012년 저축은행 금품 비리와 한나라당 전당대회 금품 살포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올랐던 김두우 전 홍보수석과 김효재 전 정무수석은 모두 사표를 제출했고, 전직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바 있다. 전 수석은 전날 입장문을 배포해 “언제라도 내 발로 가서 소명하고 싶은 심정”이라면서도 “사실 규명도 없이 사퇴부터 해야 하는 풍토가 옳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다”고 말해 사퇴 불가를 시사하기도 했다.

현직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중 사의를 표명한 것은 김기정 국가안보실 2차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 두 번째이지만 비리의혹과 관련해 낙마한 경우는 전 수석이 처음이다. 검찰이 전 수석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하고 있어 향후 금품 비리 혐의가 확인될 경우 문재인 정부의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 대선자금 수사 때도 야권보다 여권의 범죄 혐의가 더 적었지만, 정권에 상당한 부담이 됐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집권 초기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적폐청산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전 수석은 하지만 이날 자신의 전 비서관 등이 연루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전 수석은 “언제든 진실 규명에 적극 나서겠다”며 “불필요한 논란과 억측이 하루 빨리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 과거 비서들의 일탈 행위에 대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그 어떤 불법 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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