商議, 정부에 전문가 제언 전달

“기업역량 강화로 리스크 해소
미래산업·고용 규제 풀어야”


‘경제는 착시에 빠져 있는데 현상유지에만 급급하고 미래를 보는 안목이 없는 상태다.’

경제계가 정부에 경기하방 리스크 해소, 국내 산업의 미래를 위한 전폭적인 규제 완화, 고용노동 부문 선진화 등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경제 현안을 중심으로 각계 분야 전문가 50여 명이 심층 진단한 제언 내용을 토대로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박용만(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이런 내용을 뼈대로, 전문가 50여 명이 정리한 제언집을 전달했다. 대한상의는 제언을 위해 학계, 컨설팅업체, 시민단체 등 전문가들에게 자문했다. 전문가들은 “표류한 과제들에 대해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어 실천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제언의 취지를 밝혔다.

경제계는 최우선으로 기업 역량 강화를 통한 경기하방 리스크 해소를 주문했다. 대한상의 분석 결과 상장사 영업이익은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45.4% 늘었지만 10대 그룹을 뺀 상장사는 -2.2%에 그치는 등 경기 회복 착시 현상이 드러난 상태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역대 정부들이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 동반성장, 경제민주화 등 대책을 폈지만 중소기업 지원 자체에만 국한돼 역량 강화와 기업 성장으로 연결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래 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도 요청했다. 특히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가 기업가의 자산축적 방식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74.1%가 ‘상속형 기업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78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폐쇄적 규제 환경을 원인으로 꼽았다. 컨설팅업체의 한 관계자는 “혁신하지 않는 ‘늙은 기업’을 보호하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혁신을 수용할 수 있는 개방형 규제 체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 부문 선진화도 제언의 한 축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구시대적 노동시장 보호막을 걷어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를 위해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수라는 데도 공감했다.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기업들은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저임금, 장시간 근로에 의존하면서 현 상태를 유지하는 데만 급급하다”면서 “기업이 혁신에 나서도록 구시대적인 노동시장 보호막을 걷어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기업의 사회 공공성 강화를 위해 대기업 중심의 포지티브 캠페인을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법제 도입으로 짧은 시간 안에 기업의 변화를 끌어내기보다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 투자자의 기업 의사결정 참여) 활성화 등 자율 감독 기능을 통해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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