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깊이 얕은 탓 ‘더 큰 진동’
공동주택 많아 인명피해 속출


15일 발생한 경북 포항의 규모 5.4 강진 피해 양상이 지난해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역대 최대 강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인명 피해가 적고 한옥 위주로 주택 피해가 많았던 경주와 달리, 포항 강진은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아파트 등 대규모 건물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산사태의 일종인 ‘땅밀림’ 현상이 감지돼 주민 7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산림청 등에 따르면 15일 포항시 용흥동 산 109의 2일대에 설치된 땅밀림 무인 원격 감시시스템에서 땅밀림 현상이 감지됐다.

16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강진 발생 이틀째인 이날 오전 11시 현재 62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가운데 2명은 팔과 머리가 각각 골절돼 중상을 입는 등 9명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주택 1208건, 상가 84건, 공공 시설물 134건 등 모두 1427건의 피해가 발생했고 도로도 11곳이 갈라졌다. 흥해읍의 5층짜리 한 아파트와 환호동의 빌라 3개 동을 비롯해 장성동의 고층 아파트는 기둥이 내려앉거나 벽이 쩍쩍 갈라졌다. 포항시 관계자는 “특히 구도심의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에서 피해가 잇따랐다”고 말했다. 포항시립미술관 등 4곳에서는 화재가 발생해 소방서에서 긴급 출동해 진화했다. 피해액은 사유시설 45억 원 등 총 69억여 원으로 잠정 파악됐다.

이와 달리, 지난해 역대 최대 강진이 발생했던 경주는 6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시설물 5178건이 피해를 입었다. 경주 지진으로 사유시설 34억9000만 원 등 총 92억8000만 원의 피해액이 발생해 사유시설 피해액은 포항이 경주를 이미 넘어섰다. 경북도 관계자는 “포항 강진은 진원 깊이가 6~9㎞로 경주 지진의 지하 11~16㎞보다 비교적 얕아 경주 지진보다 규모는 작지만 진동은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는 포항 일대 국립 지진방재연구원 설립, 특별교부세 100억 원 긴급 배정, 국회 지진특별위원회 설치, 내년도 지진 관련 예산 특별 반영 등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포항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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