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프로야구 168㎝ 알투베, AL MVP 뽑혀

역대 최단신 최우수선수 타이
“키 작다고 불편한 건 없고
다른 선수들과 동등한 조건”

홈런왕 스탠튼 NL MVP
둘 모두 생애 첫 영광 안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최단신(168㎝) 호세 알투베(27·휴스턴 애스트로스·사진)가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알투베는 17일 오전(한국시간) 공개된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에서 1위 표 27장, 2위 표 3장을 받아 총 405점으로 애런 저지(25·뉴욕 양키스·279점)를 따돌렸다. MVP는 미국야구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이 후보 가운데 1∼10위까지 적어내는 방식으로 결정되며 1위는 14점을 받고, 2∼10위에게는 9∼1점을 부여한다. 201㎝의 거구인 저지는 올 시즌 신인 역대 최다인 52홈런을 때려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2위에 올랐지만 ‘작은 거인’ 알투베를 넘지 못했다.

알투베는 이로써 1950년 필 리주토, 1952년 바비 샌츠와 함께 역대 최단신 MVP 타이를 이뤘다. MVP 득표 1위와 2위의 키 차이 33㎝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다. 종전 기록은 2007년 지미 롤린스(170㎝)가 맷 홀리데이(193㎝)를 제쳤을 당시의 23㎝였다.

알투베는 올 시즌 정규리그 153경기에서 타율 0.346(590타수 204안타)으로 전체 1위에 올랐고, 메이저리그 통산 36번째로 4년 연속 200안타를 날렸다.

알투베는 또 포스트시즌에서 0.310(71타수 22안타), 7홈런, 1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휴스턴을 1962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다. 알투베는 지난해 MVP 투표에서 3위에 그친 아쉬움을 떨치고 생애 첫 MVP에 올랐다. 휴스턴 소속으로는 1994년 제프 베그웰 이후 두 번째 MVP.

알투베는 2006년 고국인 베네수엘라에서 치러진 휴스턴의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지만, 첫날 퇴짜를 맞아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지나치게 왜소한 체구인 알투베를 보안 요원이 배트보이쯤으로 여기고 경기장에 들여보내지 않은 것. 풀이 죽어 집으로 돌아간 알투베는 아버지의 “작지만 할 수 있다. 다시 도전하라”는 격려에 힘을 얻어 다음날 트라이아웃 캠프를 찾아갔다. 다시 쫓겨날 것에 대비하기 위해 나이를 증명할 수 있는 출생신고서를 챙겼고, 우여곡절 끝에 테스트를 치른 알투베는 이듬해인 2007년 3월 계약금 1만5000달러(약 1658만 원)라는 헐값에 휴스턴에 입단했다. 알투베는 2011년 빅리그에 발을 들여놓았고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최다안타 1위에 올랐으며 3차례 타율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는 비시즌 5㎏을 감량하며 배트 속도를 끌어올렸다.

올해 450만 달러(50억1075만 원)였던 알투베의 연봉은 내년엔 600만 달러(66억8100만 원)로 오른다.

알투베는 “필드에서도 일상에서도 키가 작다고 불편한 점은 느끼지 못했다”며 “특히 야구를 하면서 내가 작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고, 항상 다른 선수들과 동등한 조건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저지는 인스타그램에 알투베와 함께 서 있는 사진을 올리며 “당신은 그 누구보다 최고다. 잊을 수 없는 2017년이 된 것을 축하한다”고 적었다.

한편 내셔널리그에선 지안카를로 스탠튼(28·마이애미 말린스)이 생애 첫 MVP로 뽑혔다. 스탠튼은 1위 표 10장, 2위 표 10장, 3위 표 5장, 4위 표 3장, 5위 표 1장, 6위 표 1장을 받아 총 302점을 챙겼다. 2위 조이 보토(신시내티 레즈·300점)와는 불과 2점 차. 스탠튼은 올 시즌 159경기에서 타율 0.281(597타수 168안타), 59홈런, 132타점을 챙겼다. 홈런과 타점에서 모두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오르는 괴력을 뽐냈다. 스탠튼은 마이애미 구단 사상 최초로 MVP 수상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