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EBS1 18일 오후 10시55분)=링컨(대니얼 데이 루이스)이 대통령 재선에 성공한 직후인 1865년 초, 남북전쟁은 4년째 계속되고 있다. 링컨은 딜레마에 직면한다. 75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남북전쟁을 끝낼 것인가, 노예제도를 폐지시킬 것인가. 종전 협상을 위해 남부연합의 대표들은 링컨에게 물밑 접촉을 시작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노예제 폐지 법안이 통과되기는 요원해 보인다. 링컨은 결단을 내린다. 노예제 폐지를 위한 수정 헌법 제13조의 의회 통과를 강행한다. 야당 의원을 매수하고 남부연합 대표들의 워싱턴 입성이 지연되는 동안 피비린내 나는 전장의 살육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야당 의원들은 물론이고 동료들마저도 링컨의 결정에 반대표를 던지는 순간이 온다. 링컨은 자신의 이러한 선택이 차별을 철폐하고 자유를 지향하는 고결한 이상주의자의 용기에서 비롯됐다고 보지는 않는 것 같다. 오히려 반대다. 그는 자신의 결정으로 하여 다른 누군가의 손에 피를 묻히게 되는 이 추악한 선택의 민낯이야말로 현실 정치의 맨얼굴임이라는 걸 결코 잊지도 부인하지도 않는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