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요미우리, 대비 미흡 꼬집어

“규모 5.4의 지진이 실제 진동 이상으로 한국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17일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이 지난 15일 한국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과 관련해 보도한 기사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번 지진의 위력이나 피해를 폄훼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규모 지진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지진 등 재난에 대한 대비책이 미흡한 한국의 현실을 꼬집고 있다.

이번 지진은 일본의 지진 진도(특정 장소에서 감지되는 진동의 세기) 기준으로 분류하면 진도 3∼4 정도였다는 것이 한국 측과 요미우리신문의 설명이다. 진도 3은 ‘가옥이 흔들리고, 물건이 떨어지는’ 정도이고 진도 4는 ‘가옥이 심하게 흔들리고 그릇에 담긴 물이 넘쳐 흐르는’ 수준이다. 2011년 규모 9, 최대 진도 7(대규모 가옥 파괴, 산사태 및 단층 발생)을 기록했던 동일본대지진을 비롯해 초대형 지진을 수차례 겪었던 일본은 그만큼 지진이나 해일에 대한 대비가 철저해 진도 3∼4 정도의 지진으로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포항 지진의 여파로 “학력사회인 한국에서는 ‘인생을 결정하는 시험’인 전국대학입시(대학수학능력시험)가 연기됐다”고 지적했다.

‘지진 대국’으로도 불리는 일본은 철저한 지진 대책으로도 유명하다. 지진 발생 직후 방송 등을 통해 진동이 도달하기 전에 조기경보를 울린다. 또 건축기준법에 따라 업무용 건물의 경우 규모 8.0 강진에도 붕괴되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일반 주택도 진도 6의 지진은 견딜 수 있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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