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복귀하라’강력한 신호
쑹타오 특사 오늘 방북 맞춰
中에 北비핵화 압박 의도도
北반응 관건… 비관론 우세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16일 핵·미사일 실험 및 무기 수출 중단을 대화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북한에 대화·협상의 길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특히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이 17일 북한 평양을 방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이 같은 미·중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김 위원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매티스 장관이 이날 북·미 대화 전제조건을 직접 언급하면서 북한에 대화로 복귀하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 해석이다. 동시에 매티스 장관은 이날 미국 본토에 대한 미사일방어(MD)를 담당하는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를 취임 후 처음으로 방문,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방어 태세도 점검했다. 북핵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우선순위에 두지만 필요 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선택)도 준비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또 매티스 장관의 발언 및 행보가 쑹 부장의 방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매티스 장관의 발언은 미국 입장을 다시 확인하는 방식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중국이 북한에 특사를 보낸다. 큰 움직임(big move)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면서 상당한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주 초 발표할 예정인 대북 테러지원국 재지정도 압박 카드 중 하나다.
하지만 중국이 북한에 어떤 입장을 전달할지 명확하지 않다. 당장 미·중 간에는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이견이 노출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아시아 순방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과거에 지속적으로 실패했던 것들과 같은 이른바 ‘쌍중단(雙中斷·freeze for freeze)’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중국 외교부는 “쌍중단이 가장 합리적 방안이라는 우리 입장은 일관된다”면서 부인했다.
하지만 카티나 애덤스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쌍중단이 말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간에는 어떤 등가성도 존재하지 않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대로 우리는 ‘쌍중단’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반박하면서 진실게임 양상으로까지 번진 상태다.
무엇보다도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북한이 2개월여 동안 핵·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는 있지만, 과거 수차례 비핵화 대화에는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해왔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르면 내년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 능력을 확보할 때까지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위원도 15일 한미연구소(USKI) 세미나에서 “대화는 어쩌면 한국·미국이 아니라 북한 지도자의 의지에 달려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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