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加 통화스와프 체결 영향
원화 강세… 구매력 달러 넘어서
외환당국 구두개입 가능성도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00원 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원화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원화의 실질적인 구매력은 이미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수출품 가격 경쟁력 약화 등 우려 속에서 외환 당국의 공식적인 구두개입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7일 오전 9시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4원 떨어진 1097.0원으로 출발했다. 전날 한국-캐나다 통화 스와프 계약이 만기 없이 상설로 체결되면서 장중 1100원 아래로 떨어진 뒤 계속해서 강세장을 형성하는 모습이다.
연일 이어진 강세에 원화의 구매력은 달러를 제쳤다.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세계 21개 주요 통화를 대상으로 구매력을 평가해 발표하는 실질실효환율(REER) 지수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원화 구매력은 116.94로 116.06을 기록한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2일 원화 구매력은 112.42로 평가돼 달러(114.68)보다 낮았지만, 최근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한 달 사이 구매력이 역전된 것이다. 평가대상 21개국 중 원화는 스위스 프랑에 이어 두 번째로 구매력이 높았다.
최근의 원화 강세는 미국 달러화 약세에 기인한 측면이 많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 폭과 속도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것이 문제다.
또 HSBC는 최근 엔·달러 환율의 3개월 전망을 107엔에서 114엔으로, 6개월 전망도 105엔에서 114엔으로 높이는 등 엔화 역시 대세적으로는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봤다. 주요 수출경쟁국 화폐 약세 속의 원화 강세는 우리나라의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악화시킬 소지가 크다. 외환 당국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특히, 장중에 이어 종가로도 1100선이 붕괴된다면 공식적인 구두개입 등 수단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환율 하락 속도가 빨라 단기 과잉 강세 등 가능성을 포함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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