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의 자격 정지를 유지하기로 한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결정에 반발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보이콧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17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가 1984 LA올림픽 이후 33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불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로 나뉘어 동서 냉전을 치르던 1984년 당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하계올림픽에 참가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올림픽 보이콧 분위기가 조성되는 건 16일 서울에서 열린 WADA 이사회의 결정 때문. WADA는 지난해 4월 육상 등에서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 의혹이 불거지자 러시아반도핑기구에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고, 이번 이사회에서 징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5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에서 러시아에 대한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내다보인다. 가디언은 “예상되는 몇 가지 제재 방법이 있는데, 그중 가장 유력한 후보는 러시아 국적이 아닌 중립 자격으로만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허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디언은 러시아가 중립 자격 출전을 수용하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이달 초 러시아는 IOC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의 국가 연주와 국기 사용을 금지하고 개회식 입장 배제 등의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강력히 반발했다. 당시 알렉산드르 주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장은 “우리 선수들은 러시아 국기를 뗀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WADA의 결정이 나오자 러시아의 반발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알렉세이 푸시코프 러시아 상원의원은 “WADA는 스포츠계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같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WADA의 징계로 러시아의 평창동계패럴림픽 출전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전했다. 다만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지난 9월 러시아 장애인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패럴림픽 예선에 참가하는 것을 인정했기에 평창동계패럴림픽에 개인 자격 출전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우성 기자 applep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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